[앵커]
들으신 것처럼 땅 꺼짐 사고가 발생한 도로 아래에선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4년 전 전문가들이 지반이 내려앉을 위험이 있다며 이 지하철 공사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혔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자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m 가까이 패인 싱크홀 옆에 공사 현장이 보입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현장입니다.
[김창섭/서울 강동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싱크홀 아래쪽에서는 지금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 공사 현장 바로 옆에는 올해 초 개통된 '서울세종고속도로 지하터널'이 지나갑니다.
싱크홀이 생긴 곳은 9호선 공사 구간과 고속도로 지하 터널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싱크홀이 발생한 곳 지하에서 고속도로 터널과 지하철까지 각종 공사가 지난 수년 간 이어진 겁니다.
9호선 연장 공사가 발주됐던 2021년 4월 한국터널환경학회는 서울시에 공문 한통을 보냈습니다.
"9호선 4단계 노선이 서울세종고속도로 강동구간 지하터널과 가까워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4단계 노선은 어제 싱크홀이 발생한 바로 그 지점입니다.
학회는 "고속도로 지하 터널 공사 때 그 지점에서 지반 침하, 건물 손상 등이 발견됐다"며 "동일 노선에서 벌어지는 9호선 공사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 고속도로 지하 터널 공사가 한창일 때 학회가 주변 건물과 도로 상태를 점검했고 각종 균열과 침하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이찬우/한국환경터널협회장 :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하면서 지하 수위가 물이 빠지면서 낮아졌겠죠. 낮아지면서 토사도 흘러내려 가고 지반이 느슨한 상태로 있었잖겠습니까. 그 상태에서 중첩해서 인접 구간에 9호선 연장 공사를 하게 되면, 그 (침하) 범위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공사 착수하기 전 이같은 학회의 우려에 "설계에 참고하겠다"는 답변만 보냈습니다.
서울시는 "학회 공문을 설계에 반영하도록 건설사에 전달했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정철원 박대권 김대호 /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허성운]
이자연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