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심초사, 마음졸였던 경북지역 최악의 산불이 이제 겨우 잡혔습니다. 발생한 지 149시간 만입니다.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는 불길과 맞서 싸운 진화 대원들의 헌신 덕입니다. 울산 울주와 경남 하동 산불도 주불이 모두 진화됐습니다. 아무리 인간이 과학기술을 자랑하고 자연을 다스린다고 자랑해봐야 하늘의 도움없이 이번 산불을 잡기는 쉽지 않았을겁니다. 어제와 오늘, 산불지역에 구세주같은 비가 내렸고, 잔불까지 말끔히 사라지게 좀 더 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오늘 뉴스 9은 경북 산불 현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곽승한 기자! 영덕에 비가 지금도 내리고 있습니까?
[리포트]
네 조금 전까지 이곳 영덕에는 꽤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단비가 내리면서 주불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과 진화대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영숙 / 경북 영덕군 지품면
"오늘 새벽에 나가 보니까 땅이 축 젖었더라고. 그래서 하나님 참 고맙습니다. 새로운 피해자가 없기를 기도했는데 이루어주는구나 그 마음이 간절했어요."
산림 당국은 오후 5시 영덕과 의성, 안동 등 경북 5개 시군의 산불이 진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전 11시 25분쯤 의성군 야산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산불이 발생한 지 149시간 만입니다.
이후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 영양을 거쳐 이곳 영덕까지 확산됐는데요.
특히 지난 25일 안동에서 영동까지 순간 최대 초속 27m의 태풍급 강풍을 타고 시속 8.2km의 속도로 불과 12시간 만에 도달했습니다.
주택과 산림 농경지 등을 거침 없이 집어삼키던 불길은 어제 비가 내리면서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그러자 산림 당국은 군용까지, 헬기 88대를 동원해 총력 진화에 나섰고 오늘도 비가 내리면서 마침내 주불을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임상섭 / 산림청장
"무엇보다도 산불 헬기조종사와 산불진화대원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산불진화작업을 수행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여의도 156배 면적의 국토가 불에 탔습니다. 역대 최대입니다.
경북 5개 시,군에서만 24명이 숨졌습니다.
3만 3천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했고 8천여 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아직까지 통신과 전기가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래 / 경북 영덕읍 석리
"통화가 안 되어서 전화가 한 50통 왔는데 충전이(배터리가) 다 되어버렸대. 영덕(읍에) 어제 내가 택시 타고 나가 가지고 충전시켜가지고."
당국은 잔불이 바람에 되살아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입니다.
경북 영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곽승한 기자(kwak@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