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안동의 한 마을에서 산불이 삽시간에 사방에서 몰려들 때 기적적으로 빠져나오는 가족의 모습을 저희가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산골 마을 가장 안쪽에 있었던 부부는 화염 속을 뚫고 목숨을 건 탈출을 했습니다.
이심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빨리 타! 앞산에 불 들어왔다니까!"
집을 나오는 아내에게 빨리 타라고 재촉합니다.
집 너머 산은 이미 불바다가 됐습니다.
"못 빠져 나가면 우리 죽어."
불길이 돌풍을 타고 도로 쪽으로 마구 뿜어져 나옵니다.
"우와, 여기 어떻게 빠져 나가지?"
자욱한 연기와 날아드는 불씨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 결국 어딘가에 부딪힙니다.
"야. 큰일났다."
안동 남선면에 살던 함원호씨 부부가 강풍을 타고 불길이 번지던 지난 25일 오후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집에 있던 함씨 부부가 마을 주민의 연락을 받고 밖으로 나와보니 불은 이미 사방으로 퍼져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부부는 부상을 입었지만, 1분만 늦었더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함원호 / 피해 주민 (입원)
"여기서 죽나 나가서 죽나 똑같아 그냥 밀고 나간거예요. 우리 입은 옷만 입고 나간 거죠."
함씨 부부가 살던 마을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권혁근 / 마을 주민
"전기도 차단되고, 물도 새고 잠그고, 어떻게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대피소에서)김밥 한 줄 주거든요, 아침으로. 그 놈 받아들면 눈물나요."
마을 전체 18가구 가운데 17가구 25여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TV조선 이심철입니다.
이심철 기자(light@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