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산불은 산림청과 자치단체의 진화 대원과 소방관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잡혔습니다. 그런데 산불을 끄러 다니느라 정작 자신의 집에 옮겨 붙은 불은 끄지 못한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김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길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한 야산을 소방 살수차가 수십m 길이의 물줄기로 적십니다.
번갈아가며 오가는 살수차를 한 소방관이 인솔합니다.
김성진 / 경북 영양소방서 소방경
"예비 방수 실시해서 현재 화재를 멈추게 하려고 방화선 구축해서 화재 진행 방향 잘라서 중지시키려는 작업입니다"
벌써 나흘째 진화 작업 지휘를 하고 있는 김 소방경.
그런데 아내로부터 집이 불에 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진화 작업을 하느라 정작 자신의 집은 끄지 못한 건데 그래도 산불 현장은 떠나지 않았습니다.
김성진 / 경북 영양소방서 소방경
"집사람한테 듣기는 전소됐다고 합니다 저희 집은 어차피 탔잖아요. 안 탈수 있는거 있으면 최대한 방어를 하고, 건져내고 이 불이 종료되면 집에 가서…."
잿더미로 변한 집을 둘러보고 있는 이보운 씨. 수십 년을 살아온 보금자리가 화마에 휩싸였을 때 이 씨는 밤새 자신이 봉사하고 있는 사찰을 지켰습니다.
이보운 / 옥련사 총무
"(불상은)수장고에 다 옮겨 놨잖아. 우선 급한대로 피신을 시켜야 하지"
집에 왔을 때 이미 불에 타 무너진 안에서는 아무것도 건질 게 없었습니다.
이보운 / 옥련사 총무
"(가족사진)이 안에 다 있는데 무슨 그런 생각 했으면 꺼낸다 들어낸다 했을텐데…"
이 씨의 희생으로 천년 고찰 옥련사는 화마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TV조선 김준석입니다.
김준석 기자(joon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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