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는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77주년 추념식이 거행됐습니다.
국내는 물론 멀리 해외에서 제주를 다시 찾은 희생자 유가족들은 7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의 기억은 그대로라고 회상했습니다.
김나영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4천여명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표석.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희생자 유가족들이 표석을 정성스럽게 닦아내려갑니다.
어린 증손자와 함께 표석을 찾은 가족은 절을 올리고, 각명비 속 빼곡한 희생자 명단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가족의 이름을 찾아 봅니다.
<고성군/89세/선흘리> “이건 우리 아버지 서른 둘에 죽고, 오촌 서른 다섯에 죽고, 그리고 저기 위에 외삼촌 오씨….”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은 77년 전 일들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신춘세/78세/동복리> “아버지는 길에 다니다가(돌아가셨어요). 두 살 때. 아버지 없이 너무 고생을 많이해가지고. 북촌이랑 동복이 불에 다 탔잖아요. 그러니 집도 없고 오막살이 같은 곳에 살다가 나중에 집 짓고 살고.”
한 마을에서 수백명 이상의 주민이 희생됐다고도 증언합니다.
<고구찬/79세/선흘리> “우리 마을 사람 206명이 돌아가셨어요. 우리 아버지 구석에 숨었다가 발각돼서 나오라고 해서 총살시킨거죠. 이유도 없이 그냥.”
일본 오사카에서 고향 제주를 찾아온 이들도 있었습니다.
<고춘자/85세/오사카 거주> “어머니가 너무나도 슬퍼하시던 모습을 살면서 보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내가 살아있는 한은 어머니 대신 4‧3추념식에 참석할까 해서 왔어요.”
가족과 삶을 잃고, 긴 세월을 침묵 속에 살아야 했던 이들.
당시의 아픔과 기억은 여전히 또렷하지만 '증오와 책임' 보다는 '화해와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주4‧3은 이제 섬을 넘어, 인류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평화의 메시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충원 영상편집 송아해 그래픽 허진영
#4‧3 #제주 #추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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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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