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법재판관들이 전원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걸 놓고 한편으론 선고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물음이 나옵니다. 선고 요지와 결정문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성향의 재판관들이 모여서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도 설득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배어 있습니다.
조해언 기자입니다.
[기자]
선고가 나오자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납니다.
헌재 인근의 탄핵 반대 집회의 열기도 금세 식었습니다.
전원일치 결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극심한 갈등을 피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재판관 8명의 일치된 의견이었지만 선고까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지 111일만, 최종 변론 뒤에도 38일이 지난 뒤였습니다.
선고 요지와 결정문에는 탄핵을 반대한 시민들도 설득하기 위해 그동안 고심한 흔적들이 담겨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나 그의 지지자들 주장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피청구인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국회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였어야 합니다.]
이렇게 진보, 보수, 중도 성향 재판관들의 의견이 골고루 녹아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헌법 위반에는 모두가 단호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헌법 수호의 책임을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탄핵 심판에서 수사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는 기준을 놓고도 재판관들 사이의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상취재 구본준 유연경 / 영상편집 박수민]
조해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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