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게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비상 상황에 돌입했습니다. 중소기업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데, 이 문제 산업부 장혁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장 기자, 이번 조치로 어떤 산업 분야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게 될까요?
[기자]
네, 가장 먼저 스마트폰과 가전 산업이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력 제품 상당수를 인건비가 싼 베트남과 중국, 인도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번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서 베트남은 46%, 중국은 34%, 인도는 27%의 높은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소비자 가격에 대한 인상 압박이 커졌습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서 가격 인상으로 판매가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앵커]
식품이나 화장품 같은 유통업계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할까요?
[기자]
CJ제일제당과 농심 같은 대형 업체들은 이미 미국 판매분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관세 영향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예외인데요, K-푸드 열풍으로 시총을 끌어올렸던 '불닭볶음면'이 100%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탓에,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불닭볶음면의 가격이 약 2000원인데, 관세를 반영하면 250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미국 생산 라인이 없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 역시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대미수출 실적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요?
[기자]
품목별 관세로 따로 매겨진 자동차 산업은 우리 시간으로 3일 오후 1시1분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는 없다고 밝혀 한숨을 돌렸지만, 제조와 부품 수급 등에서 원가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단 현대차 그룹은 "관세 부담에도 2달간 미국 내 차량 판매가격은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상호관세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곧 별도 관세 조치를 내리겠다고 한 상황이어서 관세율과 적용 범위 등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사실상 전 업종에서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중소기업 피해가 특히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있는 대기업들은 생산 라인 조정을 통해서 그나마 충격을 분산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관세 부담을 생산 원가에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대기업의 생산 시스템 조정으로 부품 납품 등의 주문 자체가 끊길 위험도 있습니다.
이용호 / 부품업체 대표
"가격이 인상이 되면 고객사쪽에서는 아마 미국 국내업체로 바꾸게 될 가능성도 많고…."
현장에서는 '줄도산 공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고, 우리 정부가 일단 금융 지원 확대, 수출 보험 강화, 대체 시장 개척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외교적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는 것 이외에 효과를 기대할 만한 해법은 보이지 않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아직 상황을 살피고 있다면, 중국은 곧바로 보복관세를 발표했어요.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34%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습니다.
中 CCTV 앵커
"미국의 관세는 국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이렇게 양국 간 갈등이 본격화되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19.5%, 대미 수출은 18.8%에 달하는데,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줄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관세 정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부도 고민이 클 것 같습니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장혁수 기자(hy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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