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일주일 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평소 독후감을 올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 글을 게시했습니다.
헌법학자 박혁 박사가 쓴 '헌법의 순간'을 읽은 소감문입니다.
제헌헌법 통과까지의 순간이 담긴 책이라며 문장을 발췌했는데, 특히 유진오 전문위원이 지적한 대통령제의 문제에 대한 대목이 눈에 띕니다.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재의 위험성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은 쉽게 생기는데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유진오 박사는 헌법 초안을 작성할 때의 전문위원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문 전 권한대행은 퇴임식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문형배/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 18일 퇴임식)]
"대통령중심제국가에서는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에 의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서 교착상태가 생겼을 경우에 교착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들합니다."
그러면서 해결법은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이라고 했습니다.
[문형배/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 18일 퇴임식)]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와 헌법소환과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하면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 갈등상황에서 헌재 역할에 대한 문 전 권한대행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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