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여탕'과 '남탕' 표시가 있습니다.
3층은 '여탕', 5층은 '남탕'.
지난달 27일 인천에 사는 신혼부부가 심야근무를 마치고 이 사우나를 찾았습니다.
부부는 각자 층에서 내린 뒤 목욕탕으로 들어갔는데, 잠시 뒤 씻고 나온 아내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옷을 입은 남성을 마주쳤습니다.
황급히 몸을 숨기고 사우나 측에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3층은 남탕"이란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엘리베이터 CCTV엔 4시간전쯤 의문의 남성 무리가 여탕과 남탕 스티커를 바꿔 붙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사우나 측은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사우나 측 : {전에도 그랬다는 거예요 그 애들이?} 4명이 한번 그래서, 밤에 새벽에. 낮에 오면 내가 못 하게 하고 오지 말라 그러지.]
당일 사우나를 먼저 제안했던 남편은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편 : "(여탕으로 뛰어온 아내가) 맨발에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여기 여탕이라고' 울면서 저한테 얘기를 하더라고요. 너무 당황했어요. 솔직히 화도 너무 많이 나고.]
아내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내 : (사건 이후로) 옷을 입고 나가도 남자분들이랑 마주치면 뭔가 발가벗은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정신적 충격이라는 게 실제로 있구나. 되게 우울했어요. 많이 힘들었죠. (스티커를 바꿔) 붙이면서 낄낄거리는 영상을 봤는데, 본인들이 장난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이렇게 심하게 당할 수 있는 건데…]
당일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업무방해죄로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 김미란, 영상편집 : 김영석)
김휘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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