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한 남성이 불 꺼진 사찰 안에서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잠복한 형사들이 문창살 틈으로 지켜봅니다.
[잠복 형사 : (범행)하고 있다. 됐다.]
이 40대 남성 불전함에서 돈을 빼 가는 중입니다.
범행 장면을 확인한 경찰이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잠복 형사 : 바로 잡아넣어 버리자. 하나, 둘, 셋, 내려놓으세요.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은 달아나기는커녕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합니다.
3년간 제집 드나들듯 사찰에 들어가 돈을 훔쳤는데,
갑자기 나타난 경찰에 얼어붙은 겁니다.
[김남진/ 김해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덩치 큰 형사들이 갑자기 나타나자 당시 범인이 놀란 것 같습니다. 주거지도 직업도 없다 보니 자포자기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남성은 사찰에서 불전함이 놓인 법당문을 잠그지 않는 점을 노렸습니다.
양면테이프를 붙인 옷걸이를 불전함에 넣어 돈을 꺼내 갔습니다.
2022년부터 김해지역 사찰 5곳에서 44차례 800만원가량을 훔쳤는데,
사찰에선 불전함에 돈이 얼마나 든지 몰라 범행을 쉽게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범행 패턴을 분석했고 조만간 다시 찾아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3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 3일 현행범으로 남성을 검거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훔친 돈을 모두 생활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는데, 끝내 구속됐습니다.
취재: 배승주
화면제공: 경남경찰청
배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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