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고래 죽인 그물, 북극곰도 인간도 죽일 수 있다”

2021.01.18 방영 조회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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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LIA 렌 야부키 국장 이메일 인터뷰 지난 연말부터 일본 다이지 밍크고래 혼획·도살 알려 “희망 죽인 정치망에 혹등고래, 홍살귀상어도 희생” 혼획 첫날 드론 영상에 잡힌 밍크고래. ‘희망’이라 불리던 이 밍크고래는 그물에 갇힌지 19일 째 도살됐다. LI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주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 벌어진 밍크고래의 도살은 충격적이었다. 꼬리가 결박된 채 20여 분간 익사하는 모습 자체가 참혹하기도 했지만, 고래가 그물에 갇힌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어린 고래의 상태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고래가 갇힌 지 7일째가 되던 날, 국제동물권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또한 고래의 방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여러 외신에서도 이를 기사화 했다. 이후 많은 이들이 일본 수산청과 와카야마현에 고래를 방류할 것을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고래는 포획 19일 만인 1월 11일 도살됐다. 고래에게 ‘희망’(Hope)이란 이름을 붙이고 매일 고래의 모습을 촬영해 온 사람이 있다. 일본 동물권단체 ‘엘아이에이’(이하 LIA·Life nvestigation Agency) 렌 야부키 국장이다. 그는 희망이 혼획된 첫날부터 도살의 순간까지 가장 현장에서 가까이 있던 활동가다. 애니멀피플은 지난 1월12일부터 렌 야부키 LIA국장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오사카에서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스티븐 톰슨 LIA 자원활동가가 통역을 맡아줬다. _______ 고래와의 거리 1㎞…죽음까지 지켜봤다 -고래가 혼획된 것은 어떻게 처음 아셨나요. “친구가 ‘정치망 속에 고래가 들어있는 것 같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바로 정치망(수심이 얕은 바다에 일정 기간 설치해 고기를 잡는 어구)에서 1㎞정도 떨어진 높은 곶에 올라가 확인했고, 고래가 잡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렌 야부키 국장이 매일 밍크고래의 상태를 살피러 갔던 곶에서 ‘제2의 밍크고래의 죽음을 막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LI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밍크 고래는 무려 19일 동안이나 갇혀 있었어요. 고래의 상태는 어땠나요? “희망은 20일간 기아상태로 갇혀 있었어요. 점점 기력이 없어지는 모습이 눈에 띄어서 너무 불쌍했습니다. 6일 째에는 그물에서 나오려고 거듭 그물을 들이받으며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8일 째에 정형행동(상동행동·常同行動)이 목격되었는데요. 큰 그물의 중앙에서 계속 작은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았어요. 동물이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거나 정신 이상이 나타날 때 보이는 행동입니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동물들에서 자주 목격되는 이상 행동이죠. 지난해 '돌고래 학살'로 악명높은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 혼획됐던 밍크고래가 결국 1월11일 도살됐다. LIA 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희망이 도살되던 날 아침에 대해 물을게요. 어떻게 죽음을 촬영할 수 있었는지. “저는 밍크고래가 정치망에 들어간 이후 매일 곶에서 고래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었어요. 그날(1월 11일) 아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시 곶에 갔는데 정치망 근처에 배 2척이 접근해 있는 걸 확인했죠. 멀리서 망원렌즈로 보니 어부들의 모습이 보이고, 밍크고래가 잡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드론을 날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을 시작하고 잠시 뒤 희망의 꼬리에 밧줄이 감기고 배의 가장자리에 고정돼 올라갔어요. 머리가 바닷속에 잠기고, 분수공(호흡기관)이 숨 쉴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희망은 엄청나게 몸부림 쳤어요. 대략 20분 간이었습니다. 참혹한 순간이었어요.” _______ “인간과 동물 멸종에 기여하지 마세요” 현재 야부키 국장은 다이지 마을에 거주하며 고래보호단체 ‘돌핀프로젝트’와 연계해 고래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와카야마현의 작은 어촌 마을인 다이지는 돌고래 사냥이 벌어지는 곳이다. 매년 2월부터 9월까지 벌어지는 이 사냥에서 돌고래들은 도살 또는 포획된 뒤 고기로 팔리거나 전세계 수족관으로 수출된다. -고래와 돌고래들의 상황을 알리는 영상을 계속 올리고 계세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것은 고래보호활동 뿐 아니라 모든 활동에서 마찬가지입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이 문제가 일어나는 장소를 개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쁜 상황에 대해 알게 되면 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밍크고래의 죽음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 상황도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찍어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죠.” 1월15일 다이지에서 돌고래를 사냥하는 모습. LI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냥 시즌’인 지금도 야부키 국장의 카메라에는 줄무늬돌고래가 몰이사냥법(Drive hunt)를 통해 포획되는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몰이사냥법은 인위적인 수중음파를 통해 고래들을 만으로 몰아넣어 포획하는 방법이다. 음파를 들은 고래들이 공포에 휩싸이거나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면, 어부들이 고래가 도망가지 못하는 곳으로 모아 그물로 잡는 것이다. 가장 최근인 1월 15일과 17일 LIA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만으로 쫓긴 돌고래가 공포에 몸부림치다 바위에 부딪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애피의 첫 보도 뒤에 많은 독자들이 SNS를 통해 ‘우리가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수요에 기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수요가 없어지면 공급도 사라집니다. 희망은 정치망에 갇혀 죽었습니다. 희망이가 죽은 지 하루 만에 같은 그물에 혹등고래가 걸려 폐사했습니다. 그물에 엉켜 죽은 것 같아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인 홍살귀상어 9마리가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정치망은 바다에서 물살이(물고기)를 훔치기 위해 어부들이 고안해 낸 장치입니다. 인간은 바다의 먹이사슬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인간은 오직 먹기만 합니다. 고래, 돌고래, 물고기를 남획하면 바다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먹이사슬로 연쇄하지 않는 인간이 계속 동물을 과도하게 살상하면 바다 동물들은 점점 감소하는 거죠. 고래도 바다표범도 펭귄도 물개도 줄어들고 그러면 더 나아가 북극곰, 인간도 점점 먹을 게 없어져서 연쇄적으로 멸종해 갈 겁니다.” _______ 다이지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렌 야부키 국장과 LIA활동가들은 모두 프로필에 비건(Vegan·완전채식주의)임을 적고 있었다. 야부키 국장은 비건은 제2의 밍크고래 희망의 비극을 낳지 않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이지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소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다. 고래와 돌고래가 찾는 마을이란 것은 한편 자연적으로 풍부하고 보전이 잘됐다는 뜻이다. 그만큼 환경에 영향을 덜미치는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부디 그들이 대도시에 공급할 생선과 수족관에 들어갈 돌고래를 잡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LIA 렌 야부키 국장과 활동가들은 “제2의 밍크고래 희생을 막기 위해 비건과 수족관 보이콧을 실천해달라”고 호소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 살며 13년 째 고래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스티븐 톰슨 자원활동가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잔인한 돌고래와 고래 사냥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세상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LIA는 2010년 설립된 이후 3500여 건의 동물학대 사건을 형사 고발하며, 동물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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