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키로 치면 에베레스트산 급…맨눈에도 보이는 ‘진격의 세균’

2022.06.24 방영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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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카리브 해 홍수림 바닥 나뭇잎 부착 ‘흐늘’…사람 속눈썹과 형태·크기 비슷 보통 세균의 5000배 크기,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사람"인 셈 세포 안 핵과 비슷한 소기관 보유…“거대 세균 더 나올 듯” 다임 주화(지름 1.8㎝)와 견준 거대 세균(흰 섬유질 모습). 단세포이지만 복잡한 세포 구조를 지녔다. 토마스 티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https://bit.ly/3kj776R 생물학 교과서에서 미생물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작은 생물”로 정의한다. 미생물을 대표하는 세균(박테리아)은 보통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여서 자의 가장 작은 눈금인 1㎜의 500분의 1 크기이다. 세균에 관한 통념을 깨졌다. 단세포이면서 길이가 1㎝에 이르러 맨눈으로 볼 수 있고 복잡한 세포 구조를 지닌 세균이 카리브 해 홍수림에서 발견됐다. 이로써 더 크고 복잡한 거대 세균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마리 볼랜드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 등 국제연구진은 24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1㎝ 길이의 세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세균은 대부분의 세균보다 5000배는 크다”며 “마치 사람이 지나가다 에베레스트 산 크기의 사람과 마주친 꼴”이라고 말했다. 거대 세균이 사는 과들루프의 홍수림. 물 밑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에 부착해 산다. 피에르 파스칼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세균은 소앤틸리스 제도 과들루프에 있는 홍수림에 사는데 탁한 물 밑에 펄로 덮인 나뭇잎 표면에 부착해 실처럼 흐느적거렸다. 이 거대 세균의 크기와 형태는 사람의 속눈썹과 비슷했다. 연구자들은 이 세균에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hiomargarita magnifica)란 이름을 붙였다. 이 세균은 2009년 올리비에 그로스 앤틸리스 대 교수가 황이 풍부한 홍수림 퇴적층에서 황산화물 공생체를 조사하다 발견했다. 거대 세균이 사는 과들루프 홍수림 전경. 홍수림의 세균은 탄소를 고정하는 능력이 뛰어나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주목된다. 휴고 브레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을 놀라게 한 건 보통 세균과 달리 이 거대 세균 세포 안에는 구획된 소기관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볼랜드 박사는 “이 거대 세균의 세포 전체에 게놈 복제물이 퍼져 있는데 정말 놀라운 건 게놈이 세포막을 지닌 구조 속에 간직돼 있다는 사실”이라며 “세균에서는 이런 일을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식물과 균류 등 고등생물의 세포에는 디엔에이와 단백질 합성을 위한 분자를 핵 안에 모아둔다. 이런 소기관 덕분에 진핵생물의 세포는 비교적 크다. 그러나 세균은 구조가 단순해 디엔에이가 핵이 아닌 세포질 속을 떠다니는 것이 일반적이다. 섬유를 닮은 거대 세균 형태. 전체가 하나의 세포이며 끄트머리에서 딸세포를 내어 증식한다. 올리비아 그로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거대 세균은 섬유처럼 생긴 세포 끝에서 딸세포를 내어 증식한다. 이때 세포 안에 분포하는 핵과 비슷한 소기관인 페핀이 관여한다. 페핀은 디엔에이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는 공장 구실을 하는 ‘세포 속 세포’로 기능한다. 거대 세균은 이런 방식으로 핵이 없이 큰 세포의 대사를 유지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거대 세균의 평균 크기는 9000㎛(0.9㎜)였고 최대 길이는 2㎝에 이르렀다. 주 저자의 하나인 쉐일레쉬 데이트 미국 복잡계 연구소 대표는 “이 연구는 일부 단순한 생물에서 어떻게 복잡성이 진화하는지 잘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복잡성을 지금보다 훨씬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생물이 경이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균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 거대 세균. 앞으로 이보다 큰 세균이 발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마리 볼랜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페트라 레빈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이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이 세균이 왜 이렇게 커졌느냐는 수수께끼”라면서 “이 세균이 세균 크기의 상한일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세균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언제나 놀라운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용 논문: Science, DOI: 10.1126/science.abb363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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