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꿈꾸던 필즈상 허준이 “먼 길 돌아왔다, 너무 조급해 말라"

2022.07.05 방영 조회수 5
정보 더보기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는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IMU)의 필즈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호명된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역대 수상자 명단을 보면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필즈상 명단에서 1980∼1990년 사이 현대 수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큰 흐름을 볼 수 있다”며 “특히나 제가 하는 분야인 대수기하학에 큰 공헌을 하신, 저에겐 영웅 같은 분들도 이름이 줄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명단 바로 밑에 내 이름이 한 줄 써진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수학 노벨상'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허 교수는 여러 면에서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그의 부모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교육받았지만, 미국에서 출생한 미국 국적자다. 필즈상을 받았지만 고교 시절 시인이 되고 싶다며 자퇴한 문학청년이었다. 필즈상을 받은 세계 최고의 수준의 수학자지만 물리학을 공부하던 대학 3학년 1학기에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모든 과목에서 낙제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는 수상 직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는 “저는 먼 길을 돌아서 제 일과 적성을 찾았지만, 돌아보니 그 길이 제게 가장 알맞은 길이었다”며 “목표를 미리 정해두고 생각대로 삶이 풀리지 않더라도, 너무 조급하거나 집착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하고 싶은 것을 하되 조금씩 돕는 게 최선”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자신을 친절하게 돌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는 “물리학을 공부하던 시절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좋아하는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정해진 방향 없이 설렁설렁 공부하다 보니 어려운 대학 공부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결국 3학년 1학기에 우울증에 걸리며 모든 과목에서 낙제해버렸다. 자연스레 대부분 수업에 출석하지 않게 됐는데, 당시 특별히 존경하던 고(故) 홍승수 교수님(천문학자)께는 꼭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은 제 말을 잘 들어주신 후 잘 쉬고 돌아오라고 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어준 것이 큰 위안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가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허 교수는 “마침 서울대를 방문한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1970년 필즈상 수상)에게 대수기하학을 배우며 수학에 완전히 빠졌다”며 “20대 중반에 헤이스케 교수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실시간으로 수학을 하는 사람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악보만 읽던 사람이 처음으로 음악을 들은 것 같았다. 그 이전에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먼 과거의 누군가가 쓴 정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박사과정 1년 차에 수학의 난제 중 하나인 리드 추측을 증명했다. 그가 회상하는 깨달음의 순간은 수학자라기보다는 시인의 말처럼 들린다. 그는 “발상이 어디에서 오는지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은 개인적이고 신비로운 경험이다. ‘그렇구나!’ 하고 깨달은 극적인 순간을 특정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금의 저는 3년 전의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몇 가지 수학적 사실을 이해하지만, 3년 사이 언제 이해하게 됐는지는 모른다. 기억하는 순간은 이미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고 깨달은 날이다. 우리 마음이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일단 발상이 의식 속으로 뚜렷하게 들어오면 문제 풀이는 보통 큰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뛰어난 지능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진화시켜 온 외계인이 있다면 우리와 전혀 다른 직관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직관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필즈상 수상 소감에 대해 그는 “부모님이 좋아하시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조용한 삶이 흔들릴까 걱정되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생각에 들뜨기도 했다. 학계 동료들이 제 기여를 알아주는 일은 언제나 큰 격려가 되지만, 수상하더라도 저의 삶과 공부는 이전과 아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수학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최저 등급에서 최고로 승격한 유례가 없는 나라라고 칭찬했다. IMU의 구분에서 한국과 독일, 러시아, 미국, 영국, 이스라엘, 일본, 중국, 프랑스 등 12개국과 더불어 최고 그룹인 5그룹에 속해있다. 1981년 1그룹으로 가입한 이래 가장 최단시간에 최고 그룹으로 승격한 나라다. 그는 젊은 학자들을 향해 “스스로에게 친절했으면 한다. 어려운 주제에 접근하는 데 가장 중요한 태도다. 오랜 시간이 드는 힘든 일을 마음 맞지 않는 동료와 하고 싶지는 않지 않나. 자기 자신과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일보 51

  • 박순애 사퇴, '만 5세 입학' 백지화 수순…교육 리더십의 위기 00:57
    박순애 사퇴, '만 5세 입학' 백지화 수순…교육 리더십의 위기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이준석 사면초가…'준석맘' 사퇴, 오세훈 01:56
    이준석 사면초가…'준석맘' 사퇴, 오세훈 "자중자애" 돌아섰다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박순애 사퇴에 野 00:57
    박순애 사퇴에 野 "하나 관둔다고 해결되나"…이젠 한덕수 겨눈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尹 00:57
    尹 "국민뜻 받든다"발언 뒤 박순애 사퇴…인적쇄신 거론된 참모들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자동차 둥둥, 가로수도 쓰러졌다…장마급 물폭탄에 잠긴 인천 [영상] 00:57
    자동차 둥둥, 가로수도 쓰러졌다…장마급 물폭탄에 잠긴 인천 [영상]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이준석 지지' 與당원들 뭉쳤다… 01:56
    '이준석 지지' 與당원들 뭉쳤다…"'내부총질'로 죽은 사람 있나"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尹 03:02
    [속보] 尹 "국민 거스르는 정책 없어…개혁 출발은 민심 성찰"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허리띠 졸라맨 尹정부…필요없는 나라 땅 '16조+α' 싹 판다 00:51
    허리띠 졸라맨 尹정부…필요없는 나라 땅 '16조+α' 싹 판다
    조회수 19
    본문 링크 이동
  • 철거 과정 과실 있었나…경찰, 이천 병원 화재 철거업체 등 압수수색 01:01
    철거 과정 과실 있었나…경찰, 이천 병원 화재 철거업체 등 압수수색
    조회수 9
    본문 링크 이동
  • 尹, 휴가 중 트위터 올렸다… 03:35
    尹, 휴가 중 트위터 올렸다…"펠로시와 40분 통화, 큰 영광"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年 9명 앗아간 '킬러' 초비상…검은 옷 입으면 더 위험한 이유 07:12
    年 9명 앗아간 '킬러' 초비상…검은 옷 입으면 더 위험한 이유
    조회수 11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박용진 손 내밀자 '노룩악수'…朴 01:36
    이재명, 박용진 손 내밀자 '노룩악수'…朴 "중요한 검색했을 것"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쿠바서 벼락맞고 원유탱크 '펑'…1명 사망·소방관 17명 실종 00:52
    쿠바서 벼락맞고 원유탱크 '펑'…1명 사망·소방관 17명 실종
    조회수 16
    본문 링크 이동
  • [속보]휴가복귀 尹 첫 일성 03:44
    [속보]휴가복귀 尹 첫 일성 "초심 지키며 국민 뜻 받들겠다"
    조회수 19
    본문 링크 이동
  • “엄마, 엄마”…이천 화재 희생 간호사 ‘눈물의 발인’ 01:01
    “엄마, 엄마”…이천 화재 희생 간호사 ‘눈물의 발인’
    조회수 20
    본문 링크 이동
  • 사흘에 두 번꼴로 싱크홀…‘땅속 지도’ 구축 급하다 00:34
    사흘에 두 번꼴로 싱크홀…‘땅속 지도’ 구축 급하다
    조회수 18
    본문 링크 이동
  • 미국 내 “윤 대통령·펠로시 면담 불발은 미국 모욕한 것” 02:01
    미국 내 “윤 대통령·펠로시 면담 불발은 미국 모욕한 것”
    조회수 32
    본문 링크 이동
  • 옛날의 그 석촌호수 아니네, 남녀 400여명 물속 뛰어든 사연 01:34
    옛날의 그 석촌호수 아니네, 남녀 400여명 물속 뛰어든 사연
    조회수 27
    본문 링크 이동
  • 양양 편의점 두 동강 났다...석회암 적은 한국땅에 '싱크홀' 왜 00:34
    양양 편의점 두 동강 났다...석회암 적은 한국땅에 '싱크홀' 왜
    조회수 21
    본문 링크 이동
  • 대통령실 01:11
    대통령실 "달 착륙선·탐사 로봇 개발 로드맵 연내 발표"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옛날의 그 석촌호수 아니었다…남녀 400명 물 뛰어든 사연 01:34
    옛날의 그 석촌호수 아니었다…남녀 400명 물 뛰어든 사연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02:01
    "미국 모욕했다"…美 전직 관료들 '尹·펠로시 면담 불발' 비판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01:01
    "불꽃작업 안했는데 천장서 불꽃"…이천 병원 화재 미스터리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도로위 흉기' 불법 판스프링 떨구면...2년 이상 화물차 못 몬다 01:17
    '도로위 흉기' 불법 판스프링 떨구면...2년 이상 화물차 못 몬다
    조회수 13
    본문 링크 이동
  • '공원'으로 돌아온 광화문광장…한총리 00:58
    '공원'으로 돌아온 광화문광장…한총리 "세계인 명소 될 것"
    조회수 20
    본문 링크 이동
  • 광화문광장 오전 11시부터 시민 개방…‘공원 같은 광장’ 조성 00:58
    광화문광장 오전 11시부터 시민 개방…‘공원 같은 광장’ 조성
    조회수 19
    본문 링크 이동
  • 주말 이틀간 토마토 45톤 퍼붓는다… 화천 토마토축제 현장 중계 00:18
    주말 이틀간 토마토 45톤 퍼붓는다… 화천 토마토축제 현장 중계
    조회수 14
    본문 링크 이동
  • '최영함 통신두절' 진실…'한산'을 보라, 충무공이 안위 챙겼나 [뉴스원샷] 03:43
    '최영함 통신두절' 진실…'한산'을 보라, 충무공이 안위 챙겼나 [뉴스원샷]
    조회수 33
    본문 링크 이동
  • 朴 저도의 추억 文 평창홍보…대통령 첫 휴가엔 '메시지' 있었다 00:41
    朴 저도의 추억 文 평창홍보…대통령 첫 휴가엔 '메시지' 있었다
    조회수 18
    본문 링크 이동
  • 의령 '솥바위 부자축제'…조선말 예언 적중 삼성·LG·효성家 뿌리 [e즐펀한 토크] 01:53
    의령 '솥바위 부자축제'…조선말 예언 적중 삼성·LG·효성家 뿌리 [e즐펀한 토크]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尹 안보여도 지지율 24%.…국정농단 터질때 朴보다 더 낮다 00:41
    尹 안보여도 지지율 24%.…국정농단 터질때 朴보다 더 낮다
    조회수 802
    본문 링크 이동
  • 지지율 뒤집힌 날도 與 집안싸움…이준석은 尹·핵관에 직격탄 01:59
    지지율 뒤집힌 날도 與 집안싸움…이준석은 尹·핵관에 직격탄
    조회수 172
    본문 링크 이동
  • 이준석, 尹 정면비판 01:59
    이준석, 尹 정면비판 "당대표가 내부총질? 인식 한심하다"
    조회수 105
    본문 링크 이동
  • 홍준표 01:59
    홍준표 "이준석 더 성숙해져라, 입장 중재 이제 그만두겠다"
    조회수 40
    본문 링크 이동
  • 연기 꽉찬 4층, 투석환자 끝까지 챙긴 간호사…현은경씨였다 01:01
    연기 꽉찬 4층, 투석환자 끝까지 챙긴 간호사…현은경씨였다
    조회수 24
    본문 링크 이동
  • 몸 불편한 주인 휠체어 미는 반려견…2000만이 감동했다 [영상] 00:31
    몸 불편한 주인 휠체어 미는 반려견…2000만이 감동했다 [영상]
    조회수 23
    본문 링크 이동
  • 경호원에 양발 잡혀 끌려가…이용수 할머니 측이 밝힌 그 현장 01:17
    경호원에 양발 잡혀 끌려가…이용수 할머니 측이 밝힌 그 현장
    조회수 23
    본문 링크 이동
  • 스프링클러는 없었다…스크린골프장 불, 윗층 투석환자 덮쳤다 01:01
    스프링클러는 없었다…스크린골프장 불, 윗층 투석환자 덮쳤다
    조회수 17
    본문 링크 이동
  • 尹대통령 01:01
    尹대통령 "이천병원 화재 유가족에 깊은 위로…구조자 의료조치에 만전 기하라"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영상사설]5세 입학 정책 불쑥, 박순애 경위 밝히고 사과해야 02:18
    [영상사설]5세 입학 정책 불쑥, 박순애 경위 밝히고 사과해야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한·일 의원 2년 반만에 만났는데…“일본이 형님” 日망언 파문 01:00
    한·일 의원 2년 반만에 만났는데…“일본이 형님” 日망언 파문
    조회수 9
    본문 링크 이동
  • JSA 방문한 펠로시…새벽에 폭풍 트윗한 사진 7장 01:00
    JSA 방문한 펠로시…새벽에 폭풍 트윗한 사진 7장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이천 관고동 병원 화재…투석환자 3명 등 5명 사망 01:01
    이천 관고동 병원 화재…투석환자 3명 등 5명 사망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사설] ‘만 5세 입학’ 철회하고, 박순애 사과해야 02:18
    [사설] ‘만 5세 입학’ 철회하고, 박순애 사과해야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다누리, 전이궤도 진입 성공…달 향한 5개월 여정 시작 01:11
    다누리, 전이궤도 진입 성공…달 향한 5개월 여정 시작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尹 01:11
    尹 "광활한 우주서 날개 편 다누리호…BTS 다이너마이트 고대"
    조회수 11
    본문 링크 이동
  • “달탐사 계획 세운지 15년 만에 발사…눈물이 날 것 같다” 01:23
    “달탐사 계획 세운지 15년 만에 발사…눈물이 날 것 같다”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진중권 03:35
    진중권 "펠로시가 명나라 사신이냐...尹 통화는 신의 한수였다"
    조회수 20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과기부 10:12
    [속보] 과기부 "한국 첫 달탐사선 다누리, 전이궤도 성공적 진입"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오영훈, '제주 휴가' 文과 찰칵… 00:48
    오영훈, '제주 휴가' 文과 찰칵…"양산 때보다 더 밝은 모습"
    조회수 25
    본문 링크 이동
  • 휘발유 2ℓ 뿌리고 불 질렀다…경찰서 찾아간 고교생 무슨일 [영상] 01:13
    휘발유 2ℓ 뿌리고 불 질렀다…경찰서 찾아간 고교생 무슨일 [영상]
    조회수 14
    본문 링크 이동

추천영상

더보기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