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흥행 두 배"…석촌호수 러버덕에 사람들 열광하는 까닭

2022.10.01 방영 조회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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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귀여움으로 모두를 사로잡았던 석촌호수 위 러버덕이 8년 만에 돌아왔다. 29일 오전 공개된 2022년 러버덕은 지난 2014년 러버덕보다 약 1.5m가량 더 큰 모습. 약 200개의 폴리염화비닐(PVC) 조각을 재봉틀로 이어 붙인 거대한 아기 오리다. 제작 시간만 약 한 달 반. 오리 내부에는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송풍기가 있어 빵빵한 모습을 유지한다. 29일, 러버덕을 제작한 플로렌타인 호프만 작가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지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엔 두 배 흥행 예상합니다” 러버덕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45)은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4년 러버덕 전시에는 약 500만 명이 방문했다. 벌써 두 번째 서울 석촌호수를 찾은 그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집과 스튜디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고립으로부터 오히려 사람들과의 연결을 생각하게 됐고, 러버덕이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석촌호수를 거대한 욕조로 만든 러버덕의 모습. [사진 롯데물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다시 오리를 띄우자고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A : 정말 좋았었구나 생각했다(웃음). 지난 전시가 워낙 성공적이어서 망설이지 않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공 예술을 선보일 기회가 적었고,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Q : 코로나19 동안 어떻게 보냈나 A : 활동을 꾸준히 했지만, 주로 네덜란드의 집과 스튜디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e메일이나 화상으로 일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코로나도 두 번 걸렸지만 나쁘지 않았다. 예전엔 참 바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보냈는데, 코로나로 이동이 제한되다 보니 그동안 너무 많이 돌아다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너무 많이 소비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호프만 작가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네덜란드 출신 공공 미술가다. 주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상을 거대한 크기로 재현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널빤지로 만든 초대형 토끼. 슬리퍼를 이용해 제작한 16m 대형 원숭이 등이다. 그중 러버덕은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2007년 프랑스 생 라자르에 처음 등장한 러버덕은 이후 전 세계 16개국을 돌아다니며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Q : 러버덕을 처음 떠올린 계기는 A : 아주 오래전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한 거장의 오래된 바다 풍경 그림을 봤다. 저기에 러버덕 같은 요즘 물건이 떠 있으면 어떨까 상상했다. 스케치를 해본 뒤, 거대한 러버덕을 전 세계에 가져가서 모두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 위에 설치하는 작품이니, 전 세계의 물을 러버덕의 욕조로 만들고 싶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설치된 16m의 거대한 여우, '보스폴드 폭스.' 2020년 작. [사진 Frank Hanswijk] Q : 사람들이 왜 이렇게 러버덕에 열광할까. A : 노란색이니까(웃음). 러버덕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두 개의 커다란 덩어리가 연결되어 있고, 대조적인 검은색 눈이 있을 뿐이다. 보고 있으면 행복하고 웃기다. 사랑스러운 작은 생물인데, 엄청난 사이즈라는 점도 매력이다. Q : 주로 동물을 모티브로 거대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A : 동물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지만 사실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우화처럼. 우리 얘기를 직설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동물에 빗대어 우리의 모순적인 면을 표현하고 싶다. 동물의 모습은 케이크의 가장 달콤한 층이라고 보면 된다. 그 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달콤한 크림이다.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인 '비 홀드.' 1만 마리의 꿀벌이 모여 거대한 사람 형상을 만들었다. [사진 플로렌타인 호프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어떤 메시지인가. A : 거대한 러버덕 앞에서 서면 사람들은 인종이나 외모,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 작고 평등해진다. 1대1로 대치 상황이 됐을 때 관객은 자신이 작게 느껴질 거다. 그런 경험을 한 뒤 내가 왜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 연구해보길 바란다(웃음). Q : 거대한 자연 앞의 작은 인간인가. A : 그렇게 볼 수도 있고, 관점의 변화를 유도해보고 싶었다. 너무 인간 중심적으로 살지 말고, 자연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보자는 거다. 인간 중심으로 보면 거대한 오리지만, 러버덕을 중심으로 보면 인간이 작은 것일 수도 있다. 최근 작업한 ‘비 홀드’라는 작품도 이런 관점을 반영했다. Q : 어떤 작품인가. A : 아이와 어른이 손잡고 있는 거대한 설치물이다.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꿀벌이 뭉쳐있는 덩어리다. 1만 마리 넘는 꿀벌이 모여서 만든 사람 형태인데, 안을 이루고 있는 것이 꿀벌임을 알게 되면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많은 꿀벌의 집합으로 보일 수도 있다. 관점의 변화다. 비 홀드 작품을 자세히 보면 금속으로 만든 수 많은 꿀벌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Floriade Expo 2022]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왜 꿀벌인가. A : 꿀벌이 없으면 삶이 없으니까(No bees, no life). 벌이 없으면 열매도 없고, 식량이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인류도 없다. 인간 중심의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자신을 잃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정말 작고 보잘것없는 곤충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생물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아닐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러버덕은 아주 성공한 공공 예술로 꼽힌다. 현대 사회에서 공공 예술이 주는 의미가 뭘까. A : 지난 2014년·2015년 2년 동안 러버덕 프로젝트에 40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 예술 프로젝트일 것이다. 숫자를 얘기하긴 했지만, 사실 예술은 용도가 없고 어떤 실용적 쓸모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중요하다. 모든 게 목적이 있어야 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면 무척 지루할 것이다. 예술은 보통의 일상적 삶이 건드릴 수 없는 특별한 부분을 건드린다. 공공 미술이 꼭 필요한 이유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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