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나라별 언어로 외국인 노동자 일자리를 검색한 결과, 구인 게시물들이 쏟아져나왔다. 게시물에 쓰여있는 연락처에 전화했더니 받은 사람은 인력 중개업자였다. 그는 비자가 없는 미등록 외국인도 당장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법체류 외국인 대규모 단속, 엄정한 법 집행인가 반인권적 단속인가
현재 국내에 있는 미등록 외국인은 약 41만 명. 이에 법무부는 불법체류 감축 5개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올봄 실시한 단속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지난 3월 태국의 인기가수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인천의 한 클럽에서 미등록 태국인 158명이 검거됐다. 대구의 한 필리핀 교회에서는 예배 중이던 미등록 외국인들이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를 두고 법무부의 반인권적인 단속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일할 외국인 없어지자, 살인사건까지 벌어진 농촌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 이후 농촌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었다. 당장 농번기가 다가왔는데 예약해 두었던 인력이 오지 않는 일이 허다해 웃돈을 주고 인력을 고용해야 했다. 급기야는 주민 간의 살인사건도 벌어졌다. 해남에서 벼농사를 짓던 A씨는 불법 인력 중개를 하던 B씨에게 일꾼을 보내달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실랑이를 벌이다 B씨를 불법 중개로 신고한다는 말에 B씨가 참지 못하고 A씨를 살해한 것이다.
<시사직격>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각종 업계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한국인 고용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속이 휩쓸고 간 현장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인 고용주였다. 그들은 당장 일손이 없어 불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답답해했다.
-고용허가제 이대로 괜찮나
합법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도입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맡아서 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용허가제가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사직격>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어업, 축산업, 조선업 현장에 가서 고용허가제의 한계점에 대해 들었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우리 산업 현장에서 일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인구 공백과 전문 인력의 유치를 위해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겠다 밝혔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의 고된 일들을 도맡아 하는 미등록 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충분치 않았다. 이제는 법과 제도가 바뀔 때이다.
<미등록 외국인 단속의 역설 – 불법이 필요한 사장님들> 편은 6월 9일 금요일 밤 22시 KBS 1TV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