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핀 뽑자 '펑' 열린 문…불법 중국어선 잡는 해경 신무기

2023.12.02 방영 조회수 212
정보 더보기
대테러복을 입은 한 남성이 둥그스름한 모양을 한 장비의 뚜껑을 연 뒤 흑색 섬광탄을 집어넣었다. 섬광탄이 장비 안으로 쏙 들어가자 남성은 다시 뚜껑을 돌려 단단히 봉인했다. 이어 굳게 닫힌 철문으로 다가가 문틈에 장비를 부착하고, 한 차례 숨을 들이쉰 뒤 섬광탄 우측에 달린 안전핀을 뽑았다. 남성이 다섯보 뒤로 물러서고 3초 뒤 ‘펑’ 소리와 함께 섬광탄에서 가스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꿈쩍도 않을 것 같던 두꺼운 철문이 활짝 열렸다. 분출된 가스가 피스톤 운동을 하듯 문을 열어 젖힌 것이다. 철문이 열리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재생된 ‘출입문 신속 개방 장비’시연 영상 속 한 장면이다. 영상 재생이 끝나자 장비를 개발한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이덕규(42) 경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 경사는 “출입문 개방은 불법 조업을 하는 외국 어선 추격은 물론, 다중이용시설 테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이 장비는 어느 조건에서도 빨리 문을 열 수 있는 휴대용 발명품”이라고 말했다. ━ 작전 성패 좌우하는 출입문 개방 중국어선들은 선박 양쪽에 쇠창살을 달아 해경의 등선을 방해하기도 한다. 사진 서해5도 특별경비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입문 개방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과정이다. 통상 중국어선은 불법 조업 행위가 해경에 적발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 수역이나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달아난다. NLL 북측 수역으로 넘어가면 해경이 더는 쫓을 수 없고, EEZ에선 대규모 선단 사이로 숨어들거나 중국 해경 개입 등의 변수를 통해 단속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해경은 도어 램(금속봉), 훌리건 툴(쇠 지렛대), 전기톱 등을 총동원, 신속한 출입문 개방에 사활을 건다. 빠르게 조타실 문을 개방해 엔진을 정지시켜야 도주를 막을 수 있어서다. 이 경사가 개발한 출입문 신속 개방 장비는 세 부분으로 구성돼있다. 섬광폭음탄을 장비에 넣어서 문 강제 개방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는 방식이다. 사진 이덕규 경사 하지만 현재 사용하는 장비는 무게가 많이 나가 소지하기 힘들고 단박에 개방이 어려운데다(도어 램), 여러 형태 출입문에 적용하기 어렵다(훌리건 툴). 한계가 뚜렷했던 것이다. 자연스레 “육상과 수상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가 필요하다(서해5도특별경비단 근무자)”는 지적이 나왔고, 서해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한 경험이 있는 이 경사도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이덕규 경사(오른쪽)가 시제품 제조업체 관계자, 변리사와 출입문 신속 개방 장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3D설계 도면에 따라 제품이 나왔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진 이덕규 경사 이에 따라 이 경사는 지난해 초 개발을 시작, 1년여간의 연구 끝에 중량 1㎏, 지름 6.5㎝, 높이 12㎝인 출입문 신속개방장치를 만들었다. 가스전달 속도가 시속 1080㎞(300m/s)이고 압력 충전 속도가 0.06초인 섬광폭음 탄의 폭발력으로 문을 개방하는 원리다. 당기는 문을 갖춘 50t급 어선과 미닫이문과 강화아크릴 창문을 설치한 20t급 어선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섬광탄은 산소가 없어도 폭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7년간 해경특공대에서 휴대용 방폭 장비(2018), 방검부력조끼(2019년), 레스큐 펜(2020년), 와이어 절단 장비(2021년), 스턴로프 발사기(2022년) 등을 개발해 특허등록까지 한 경험이 신속개방장치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고 이 경사는 말했다. 이덕규 경사는 제6회 국민안전발명챌린지에서 국회의장상(공무원 부문 대상)을 받았다. 사진 해양경찰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발 이후 두 차례 실험을 통과한 이 경사의 발명품은 최근 상용화를 위해 전투장비 제조업체와 세부 협의에 들어갔다. 국유특허 취득을 위한 절차도 진행중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구조와 단속에 있어 신속한 통로개척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보완을 거쳐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여러 분야에서 작전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경사는 새 발명품덕에 지난 24일 열린 ‘제6회 국민안전발명챌린지’에서 국회의장상(공무원 부문 대상)도 수상했다. 재난·재해, 사건·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경찰청·소방청·해양경찰청·관세청·특허청이 매년 여는 공모전이다. 우수한 발명품들은 지식재산권화를 거쳐 상용화된다. 이 경사는 “개선점을 보완해 현장에서 구조와 단속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장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일보 51

  • [파리VLOG]전세계 기자들이 일하는 곳을 소개합니다 02:14
    [파리VLOG]전세계 기자들이 일하는 곳을 소개합니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아수라장 된 티몬 사옥…환불 대기 현장서 부상자 7명 발생 01:00
    아수라장 된 티몬 사옥…환불 대기 현장서 부상자 7명 발생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해리스 '천군만마' 얻었다… 오바마 침묵 깨고 00:55
    해리스 '천군만마' 얻었다… 오바마 침묵 깨고 "전폭 지지" [영상]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01:00
    "문 열렸다!" 여성 외침에 우르르…위메프 본사 점거한 시민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01:00
    "당장 환불해달라" 수백명 줄 섰다…티몬, 한밤에 현장 환불접수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01:00
    "압사당하겠어요" 비명 터졌다…2000명 뒤섞인 티몬 환불런 대란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쯔양 협박·갈취 혐의 구제역 구속 심사 “성실히 조사받겠다” 03:44
    쯔양 협박·갈취 혐의 구제역 구속 심사 “성실히 조사받겠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쯔양 협박' 구제역, 구속심사 앞두고 03:44
    '쯔양 협박' 구제역, 구속심사 앞두고 "오늘은 나가는 게 목적"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구글 주가 3% 폭락시켰다…오픈AI 야심작 '서치GPT' 뭐길래 [팩플] 00:17
    구글 주가 3% 폭락시켰다…오픈AI 야심작 '서치GPT' 뭐길래 [팩플]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01:50
    "쿠폰불가" 마약 오픈마켓도 나왔다…檢, 마약상 16명 기소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정동원, 7월 3주차 벅스 페이버릿 투표 1위 [Favorite] 00:30
    정동원, 7월 3주차 벅스 페이버릿 투표 1위 [Favorite]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죄수복? 톱10 반전 일냈다…무신사가 올림픽 단복 손 댄 이유 [비크닉 영상] 07:50
    죄수복? 톱10 반전 일냈다…무신사가 올림픽 단복 손 댄 이유 [비크닉 영상]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英경찰, 쓰러진 피의자 얼굴에 사커킥…SNS 퍼진 영상 00:25
    英경찰, 쓰러진 피의자 얼굴에 사커킥…SNS 퍼진 영상 "충격"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순직해병 특검법 본회의 재표결 부결...與 이탈 최소 4표 추정 00:54
    순직해병 특검법 본회의 재표결 부결...與 이탈 최소 4표 추정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순직해병 특검법, 자동폐기…국회 재투표서 부결 00:54
    [속보] 순직해병 특검법, 자동폐기…국회 재투표서 부결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티몬·위메프발 쓰나미에 떠는 소상공인…위메프 “환불 처리후, 대금도 정산 ” 00:59
    티몬·위메프발 쓰나미에 떠는 소상공인…위메프 “환불 처리후, 대금도 정산 ”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한동훈 “몸사리는 ‘웰빙정당’ 없을 것”…비서실장엔 박정하 임명 05:49
    한동훈 “몸사리는 ‘웰빙정당’ 없을 것”…비서실장엔 박정하 임명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위메프 대표 00:59
    위메프 대표 "환불자금 충분히 준비…피해 없도록 하겠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속보]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기는 게 최선의 통합…해리스 강인하고 유능” 01:08
    [속보]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기는 게 최선의 통합…해리스 강인하고 유능”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속보]바이든, 대국민연설 “대통령직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01:08
    [속보]바이든, 대국민연설 “대통령직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178일 만에…尹∙한동훈 넥타이 풀고 00:58
    178일 만에…尹∙한동훈 넥타이 풀고 "대화합" 삼겹살 만찬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최민희 00:43
    최민희 "저랑 싸우려 하심 안돼요"…이진숙 청문회 첫날부터 신경전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제3자 특검 추천' 순직해병 특검법 발의에 한동훈 “제 입장 달라진 것 없다” 05:04
    '제3자 특검 추천' 순직해병 특검법 발의에 한동훈 “제 입장 달라진 것 없다”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故김민기 빈소 식사비 5000만원 건넨 이수만…유족 00:59
    故김민기 빈소 식사비 5000만원 건넨 이수만…유족 "마음만 받겠다"
    조회수 18
    본문 링크 이동
  • 최민희, 이진숙 불러세워 귓속말…“저와 싸우려 하면 안된다” 00:43
    최민희, 이진숙 불러세워 귓속말…“저와 싸우려 하면 안된다”
    조회수 17
    본문 링크 이동
  • 국회 복귀한 한동훈 05:04
    국회 복귀한 한동훈 "이재명 '제3자 특검법' 거절 이유 묻고싶다"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한동훈, 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 시작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겠다” 01:00
    한동훈, 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 시작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겠다”
    조회수 8
    본문 링크 이동
  • 한동훈 63% 압승, 與대표 당선…“김여사 조사, 국민 눈엔 부족” 10:31
    한동훈 63% 압승, 與대표 당선…“김여사 조사, 국민 눈엔 부족”
    조회수 12
    본문 링크 이동
  • 시가 533억, 필로폰 16㎏ 반죽기에 숨겨 밀수한 20대 태국인[영상] 02:25
    시가 533억, 필로폰 16㎏ 반죽기에 숨겨 밀수한 20대 태국인[영상]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금목걸이 힙합맨 변신한 김정은…푸틴은 무지개 드레스 입었다, 뭔일 00:25
    금목걸이 힙합맨 변신한 김정은…푸틴은 무지개 드레스 입었다, 뭔일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野, 한동훈 당대표 당선에 일제히 01:00
    野, 한동훈 당대표 당선에 일제히 "특검법 추진하자"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조영남 01:00
    조영남 "늙게 요절한 천재" 정운찬 "세상이 빚진 분"…故김민기 조문 행렬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단독] 01:00
    [단독] "나만 조사하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지시에 반발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최고위원 1등 장동혁, 청년최고 진종오…친한·비한 균형 맞췄다 01:00
    최고위원 1등 장동혁, 청년최고 진종오…친한·비한 균형 맞췄다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尹, 한동훈 대표와 오늘 만찬…선출 직후 통화 10:31
    尹, 한동훈 대표와 오늘 만찬…선출 직후 통화 "고생 많았다"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한동훈 與당대표 10:31
    한동훈 與당대표 "오늘 우린 미래로 간다…스스로 폭풍 될 것"
    조회수 102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됐다…득표율 62.8% 압승 01:00
    [속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됐다…득표율 62.8% 압승
    조회수 19
    본문 링크 이동
  • 尹 “당정, 한 배 탄 운명 공동체…원팀 돼야”…與전당대회 참석 12:41
    尹 “당정, 한 배 탄 운명 공동체…원팀 돼야”…與전당대회 참석
    조회수 14
    본문 링크 이동
  • 00:21
    "코코넛 나무서 백악관 가자고"…해리스 열풍 '코코넛 밈' 터졌다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속보]검찰총장 01:00
    [속보]검찰총장 "尹 탄핵청문회 불출석…수사 중 사안 증언 못해"
    조회수 10
    본문 링크 이동
  • 조국혁신당 05:04
    조국혁신당 "윤석열·김건희 쌍특검법 발의"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내 친구, 천재 김민기 01:00
    내 친구, 천재 김민기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유력 주자' 해리스, 선거전 착수…민주당엔 '돈·사람' 돌아온다 00:57
    '유력 주자' 해리스, 선거전 착수…민주당엔 '돈·사람' 돌아온다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여자 오바마' 별명 얻은 해리스 말솜씨…문제는 부적절한 웃음 [바이든 사퇴] 00:57
    '여자 오바마' 별명 얻은 해리스 말솜씨…문제는 부적절한 웃음 [바이든 사퇴]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권익위,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논란에… 01:34
    [속보] 권익위,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논란에…"이재명, 위반 사항 없다"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다시 불붙은 수사지휘권 논란…추미애 02:32
    다시 불붙은 수사지휘권 논란…추미애 "4년 전 내 지시? 궁색하다"
    조회수 14
    본문 링크 이동
  • 01:00
    "트럼프 전략 싹 다 바꿔야"…석달 앞 美대선판 '다시 리셋' [바이든 사퇴]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심사 출석 00:59
    [속보]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심사 출석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SM엔터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 기로…사모펀드 공모 혐의는 빠져 00:59
    SM엔터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 기로…사모펀드 공모 혐의는 빠져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03:25
    "바지사장" "허수아비 총장"...김 여사 논란으로 검찰 갈라치기하는 野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바이든 사퇴날, 온라인 기부금 694억 쏟아졌다…2020년 이후 최대 [바이든 사퇴] 01:00
    바이든 사퇴날, 온라인 기부금 694억 쏟아졌다…2020년 이후 최대 [바이든 사퇴]
    조회수 9
    본문 링크 이동

추천영상

더보기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