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탕!' 성파스님은 땅 세번 내리쳤다…조계사서 자승 영결식

2023.12.03 방영 조회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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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결식이 열렸다. 조계사 일주문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만장이 휘날리고, 조계사 대웅전 앞뜰에는 검정 옷을 입은 조문객들로 빼곡했다. 영결식장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회장인 주호영(국민의힘) 의원,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영결사에서 “빨리 가고 늦게 가는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며 추모시를 한 편 읊었다. “터럭 한 올조차 없는 번뇌 사라진 땅에서/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배를 마음껏 타고서/달빛을 싣고 바람 부는 대로 다니다가/때로는 구름 위에 눕고 때로는 물 위에서 쉬소서.” 3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결식이 종단장으로 치러졌다. 백성호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찬 바람이 불었지만, 통도사에서 올라온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도 직접 참석했다. 성파 스님은 행사 자료집에 있던 법어 대신 즉석에서 망자를 위로하는 법문을 내놓았다. “이 세계는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도 하고, 고해(苦海)라고도 한다. 자승 스님은 이 사바세계에서 많은 교훈을 남기고 갔다. 부디 이 사바세계를 버리고, 법신(法身)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며 게송을 하나 읊었다. “복숭아꽃과 오얏꽃과 장미꽃이/봄에게 소식을 물었는데/봄, 지(저)도 모른다/어떤 소식이냐, 이거지/이 뭐냐, 이거지.” 이 게송 끝에 성파 스님은 ‘탕! 탕! 탕!’ 바닥을 크게 세 번 내리쳤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추모 조사를 보냈고, 영결식에 참석한 김대기 비서실장이 대독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는 경기 화성의 용주사로 옮겨져 다비식을 치른다. 3일 조계사 경내는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결식장을 찾은 조문객들로 빼곡했다. 백성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승 스님의 속명은 이경식이다.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 무렵, 젊은 나이에 출가했다. 처음에는 경산 스님(총무원장 역임) 밑으로 출가했다가, 정대 스님 밑으로 권당(절집에서 은사 스님을 바꾸는 일)했다. ‘정치 9단’으로 불리던 정대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자승 스님은 정대 스님을 수행하며 옆에서 종단 정치를 보고 배웠다. 불교 조계종은 크게 이판과 사판으로 나뉜다. 이판은 선방에서 수행하는 수도자를 주로 일컫는다. 사판은 절집의 행정을 맡거나 종단 정치판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말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자승 스님은 사판에 속한다. 2006년에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이 됐고, 2009년에는 총무원장이 됐다.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과 통 큰 협상력으로 전국시대에 해당하던 종단 정치판을 하나로 통일했다. 불교라는 수레의 두 바퀴는 ‘깨달음’과 ‘전법’이다. 자승 스님은 주로 ‘전법교화’에 방점을 두었다. 2023년에는 인도와 네팔의 불교 8대 성지를 43일간 걸어서 순례했다. 남겨진 유서에서는 “우리 종단은 수행 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합니다”라며 수행에 대한 아쉬움을 직접 피력하기도 했다. 조계사 일주문과 조계종 총무원 청사에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결식을 알리는 휘장이 걸려 있다. 백성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계종 안팎에서는 다들 “절대권력인 자승 스님이 사라진 조계종은 대규모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우선 자승 스님의 활동 기반인 상월결사와 은정불교문화재단, 용주사와 동국대 등을 누가 맡아서 이어갈지가 큰 관심사다. 아울러 조계종의 25개 전국 교구본사에서도 주지 소임을 두고 세력 재편 과정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지리산 쌍계사와 오대산 월정사 등을 제외한 대부분 교구 본사에서 자승 스님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했다. 불교계에서는 지금껏 억눌려 있던 자승 스님의 반대 세력이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본다. 일정 기간 조계종단의 지각변동과 이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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