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준공식장에서 눈에 띄는 게 또 있었는데, 북한 애국가에서 삼천리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어서 서유정 기자가 의미를 뜯어봤습니다.
◀ 리포트 ▶
화려한 불빛 쇼와 함께 준공식장에서 울려 퍼진 북한 애국가, 지금껏 불리던 것과는 가사가 조금 다릅니다.
아름다운 내 조국이었던 가사가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뀐 겁니다.
곡을 만든 지 77년 만에 가사가 바뀐 북한 애국가가 공식 행사에서 연주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애국가만 바뀐 게 아닙니다.
'조·중친선의 해'를 맞아 진행된 합동공연 개막식, 합창단이 '빛나는 조국'이란 노래를 열창합니다.
"어머니 우리 조국 자원도 넘치고"
이 노래의 란 가사도 원래는 이었습니다.
삼천리는 우리나라 남북한 전체를 한 땅덩어리로 비유할 때 쓰는 말인데, 북한이 대표적인 노래에서 이 단어를 지운 겁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우리민족'이 아니라 '우리국가' 제일주의라는 주요한 정치적 이념을 내세워 왔어요. 그런 맥락에서 공식적으로 올해부터 두 개의 국가를 선언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민족, 통일 지우기를 하고 있는 거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대한민국은 통일의 대상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지난해 12월 31일)]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방송 영상에선 교실 한편에 걸려 있던 한반도 지도가 지워졌고 평양 지하철 노선도에서도 '통일역'이 이름 없이 그냥 '역'으로 표시됐습니다.
빠르고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북한의 한민족 지우기와 적대적 두 국가 체제, 긴장이 고조되는 남북관계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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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기자(teenie092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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