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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탱크를 뒤로 한 채 가자지구 북부를 떠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가자지구 전쟁을 멈추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 속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담판이 임박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타협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재앙을 부를 것으로 우려되는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전쟁 종식을 논의할 가능성을 담은 이스라엘의 새 휴전협상안을 합의로 이끌기 위한 국제사회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 26일 협상 중재국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의 제안을 전달받은 뒤 29일 협상대표단을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에도 대표단을 파견해 협상 타결에 필요한 설명을 실시간으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제시한 협상안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측에서 새로운 장애물이 등장하지 않는 한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면서 "(이스라엘 협상안에 대해) 하마스가 제출한 의견과 질의에는 큰 문제(논란을 부를 중대 쟁점)가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에 전달된 협상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하마스 정치국이 있는 카타르 매체 등을 인용 "여성과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과 병자 등 생존 인질 33명을 석방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당국자를 인용, "하마스가 인질 20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과 관련한 장기적 논의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등장한 이스라엘인 인질이 눈물을 닦는 모습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석방될 인질은 여군을 포함한 여성과 미성년자, 급히 치료가 필요한 노인 등이며,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약 50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주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이러한 내용의 인질-수감자 교환이 성사되면 양측은 10주간의 휴전에 돌입한 채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협상안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와 북부를 분리하는 '넷자림 회랑'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피란민 중 30만∼40만명을 가자지구 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준다는 내용도 담겼다. 카타르의 하마스 정치국은 군사조직 및 가자지구의 여러 다른 정파와 협의해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적인 결정권은 정치국이 아니라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군사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이번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마스 전면 해체를 목표로 내걸고 항구적 휴전을 거부하던 이스라엘이 한발짝 물러서면서 타협점을 모색할 길이 열렸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국제사회는 휴전 협상이 결렬돼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시작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라파에는 140만명의 팔레스타인 피란민과 주민이 하마스 잔존세력과 뒤섞여 있다. 그 때문에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본격화하면 막대한 수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지난 27일 방송 인터뷰에서 인질 협상이 성사되면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리야드 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4.29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전을 말려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를 위해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 공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고 밝혀 지상전 자제 권고와 민간인 참사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했다. 다수 미국 언론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대화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휴전 압박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 논의의 길을 터주려고 했다고 관측했다. 블링컨 장관은 29일 세계경제포럼(WEF) 회의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모인 세계 각국 당국자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휴전 설득에 나섰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 블링컨 장관이 중동을 방문한 건 이번이 7번째다. 특히 그는 사우디 당국자들을 만나 사우디-이스라엘 수교의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래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 성사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으나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관련 협상이 중단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수립을 지지하는 사우디에 가자지구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선결조건일 수밖에 없다. 아랍권에서도 휴전을 향한 지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교장관은 28일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당국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논의했다. hwang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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