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수행비서를 성폭행해 징역 3년 6개월 형이 확정됐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법원이 안 전 지사는 물론 충청남도도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4년 만입니다.
구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8년 3월 첫 폭로가 나왔습니다.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방송에 나와 고발했습니다.
미투 운동에 불이 붙었습니다.
1심 무죄, 2심 유죄.
결론은 엇갈렸습니다.
2019년, 대법원은 안희정 전 지사에게 3년 6개월 징역형을 확정했습니다.
이듬해 김 씨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고통의 시간을 돌려받지 못한 많은 분들께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법원은 권력형 성범죄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안 전 지사는 김지은 씨에게 위자료 등으로 8천3백여 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가운데 5천300여 만 원은 충청남도가 함께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직무수행 중 저지른 범죄이니 지자체 책임도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또 안 전 지사의 성폭력뿐만 아니라 2차 가해 방조까지 인정했습니다.
김지은 씨가 형사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진료기록을 안 전 지사 배우자가 SNS에 함부로 공개한 데 대해 방조 책임을 물은 겁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4년이나 걸렸습니다.
안 전 지사는 유죄가 확정된 성범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성폭력의 정신적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신체감정을 받아야 하는데 조건도 까다롭고, 병원에서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박원경/ 김지은 씨 측 변호인]
"충청남도, 어떻게 보면 국가기관에서 원고의 상태를 인정을 해서 요양 승인을 해줬는데 그 부분 다투는 것 때문에 다시 또 도돌이표로 신체감정하다보니 시간도 길어지고 당사자도 힘들어지고."
안 전 지사나 충청남도는 소송 결과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김지은 씨는 "안 전 지사와 도청, 주변인의 잘못이 인정된 건 의미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들과 끝까지 싸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구나연 기자(kuna@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