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오늘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와 동료시민 여러분'을 부르며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시작한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면서 “지난 두 달 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한 끝에,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어 “지금 시기 국민의힘 당 대표는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들 한다”면서도 “저는 용기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총선 패배 직후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을 사퇴했던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주권자 국민이 집권 여당과 정부를 심판하면서 명령했던 것은 우리의 변화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변화하고 있느냐”고 한 겁니다.
반성과 혁신을 했어야 할 지난 두달의 골든 타임동안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였다고도 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국민들께서는 우리에게 마치 갈라파고스에 사는 사람들 같다. 심판받은 사람들이 맞느냐, 심지어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하신다”고 꼬집었습니다.
'보수정치 혁신적 재건'을 내세운 한 전 위원장은, 먼저 '당ㆍ정 관계'를 수평적ㆍ실용적으로 재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우리가 눈치 봐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이라면서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고 한 겁니다. 그런 “건강하고 수평적이고 실용적인 당정 관계를 국민들과 지지자들, 당원들이 바라고 있다”면서 “제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지역현장중심의 풀뿌리 정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 발은 보수의 심장인 전통 지지층에 두고, 한 발은 수도권과 청년을 향해 과감히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주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10대 때부터 정당활동을 했던 정치인들을 언급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은 이제 콜을, 마크롱을, 멜라니를 키워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원외 정치인들이 평소에도 지역 현장에서 생활정치를 할 수 있도록 “원외 정치인들의 현장 사무실 개설 허용”을 제안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정권교체를 위해 뭉쳤던 '유권자 연합'을 복원해야 한다며 '외연확대'를 강조했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자유민주주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한, 되도록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정치할 수 있도록 포용성과 유연성, 개방성을 갖고 당을 운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년 전 대선에선 1639만명, 지난 총선에선 1318만명의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을 선택한 점을 언급하며, “잃어버린 320만명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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