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다 전사한 고 김희정 중위 유가족에게 특별한 농산물이 도착했습니다. 김 중위가 전사한 땅에서 키우고 자란 농산물입니다. 경북 칠곡군 응추리 마을 주민들은 김 중위 유가족들에게 직접 키운 농산물을 보냈고, 유가족들은 마을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연필을 잡고 꾹꾹 눌러 편지를 씁니다.
마을 어른들은 자신들이 키운 농산물을 다 꺼내놨습니다.
이걸 상자 다섯 개에 나눠 담았습니다.
72년 만에 전하는 선물입니다.
[이종록/경북 칠곡군 응추리 이장]
“6.25 전쟁에 참전해서 (순직한 용사의 유골을) 찾아서 너무나 기쁘고, 조금이나마 주민들과 마음을 담아서…"
이 농산물이 자란 경북 칠곡 응추리 마을에선 6.25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다부동 전투였습니다.
고 김희정 중위도 총을 들고 이곳으로 왔다 전사했습니다.
스물일곱, 장교 임관 보름 만이었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2022년 9월 김 중위 유해를 찾았습니다.
지난 19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했습니다.
이 사연은 마을 주민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김 중위가 지켜낸 땅에선 키운 농산물을 모아 유가족에게 보냈습니다.
이걸 받은 유가족들은 한걸음에 마을로 달려왔습니다.
[현장음]
“(유해가 발굴된 곳에) 올라갈 수 없죠. 지금?
숲이 우거져서 보이지도 않아요.“
마을 이장은 유족에게 큰절을 올렸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4년, '나라를 지킨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이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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