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40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그는 오늘(21일)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며 "몸은 떠나도 문희상의 꿈, (한국이 세계 선도하는)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퇴임기자간담회 전문]
참으로 오랜만에 언론인 여러분과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 문희상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 제목 앞에는 퇴임이라는 말이 더 붙어있습니다. 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마는군요. 임기가 꼭 8일 남았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언론인 여러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나는 몹시 떨립니다. 국회의장직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 자체였던 국회와 정치를 떠난다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늘 그렇듯이 다가올 낯선 미래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는 설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지난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무엇이 나를 정치로 이끌었나, 그리고 문희상의 정치는 무엇이었나 곱씹고 곱씹게 되었습니다.
□ 아쉬움 남아도 후회 없는 삶, 행복한 정치인의 길 걸어와
생각해보니 평생을 정치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65년 혈기 넘치던 법대 시절,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떠올리면 55년의 세월입니다. 80년 서울의 봄을 기점으로 하면 40년입니다. 87년 제2의 서울의 봄, 처음으로 정당에 참여한 시절을 기준으로 해도 33년이 됩니다.
평생의 업이자 신념이었던 정치를 떠난다니 사실 심정이 복잡했습니다. 김종필 전 총리께서 말씀하셨던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말이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나날이었습니다. 흔히 쓰는 말로 '말짱 도루묵' 인생이 아니었나 하는 깊은 회한이 밀려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