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오늘(22일) 부산경찰청에 출두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29일 만입니다. 오 전 시장은 이른 아침 남몰래 경찰청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직행했습니다. 관련 소식 조익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29일간 잠적 오거돈…남몰래 '뒷문' 출두 >
무려 29일 동안 숨어지내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를 한 겁니다. 그런데 출두 시간이 참 애매합니다. 아침 7시 35분입니다. 그것도 지하주차장으로 몰래 말입니다. 오 전 시장은 강제추행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불법 청탁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 앞에서 해명해야 할 의혹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포토라인을 외면한 채, 뒷구멍으로 꽁무니를 뺀 겁니다.
부산시장 직을 내놓으며 오 전 시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면서 말입니다.
[오거돈/전 부산시장 (지난달 23일) :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얼핏 들으면, 구국의 결단이라고 한 것 같은 뉘앙스입니다. 그리곤, 홀연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죄가 있으면 사죄하고, 죄가 없다면 해명을 해야 합니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입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에 부산시장까지 지낸 분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하긴 책임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분인가 싶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그 도덕적 진보는 동물에 대한 처우를 통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거창하게 마하트마 간디의 말까지 인용해가며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했었습니다. "유기견 입장에서는 입양이 안 되면 죽음에 처해집니다. 단순히 입양이 되고 안 되고 문제가 아니고, 유기견의 생과 사를 가르는 문제인 것이죠."라는 주옥같은 말도 남겼습니다. 그래놓고, 강아지 두 마리를 그대로 버려둔 채 관사를 떠났습니다.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