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일규 전 참사가 탈북을 결심하는데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쿠바의 북한 외교관에게 가장 큰 임무가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막는거였는데, 이게 불가능하다는걸 알게 된겁니다. TV조선 취재 결과 북한은 한-쿠바 수교 직후 쿠바의 북한 대사관 직원 전원을 송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황선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결정한 건 지난 2월 14일입니다.
앞서 지난해 5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쿠바 외무부 차관과 만나면서 수교 협상이 급물살을 탔는데, 비공개로 추진돼 북한 당국이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 (2월)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쿠바 주재 리일규 북한 참사가 탈북한 건 수교 협상이 시작된 지 반년 여 뒤로 수교를 막아낼 수도 없고, 문책 역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북한은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 이틀 전 한국과 쿠바의 수교가 발표돼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당국 관계자는 "당시 북한은 쿠바주재 대사뿐 아니라 대사관 전 직원을 소환 또는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형제국이라 불리는 쿠바와의 외교에 실패한데다, 핵심관계자인 정치담당 참사까지 탈북한 게 문책 요인이 된 걸로 풀이됩니다.
북한 주민들 대다수는 내부 정보통제로 인해 한국과 쿠바와의 수교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TV조선 황선영입니다.
황선영 기자(stor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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