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게는 한 시간씩 잠수할 수 있는 스쿠버 장비를 활용해 수산물을 불법 채취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주로 값비싼 성게를 노려 일주일 만에 3톤 이상 마구 잡아들였는데요.
애꿎은 어민들만 피해를 봤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입니다.
오리발부터 산소통까지, 스쿠버 장비를 갖춘 잠수부가 바다에 뛰어듭니다.
잠시 뒤 바다에서 무언가 떠오르자 배 위로 끌어올리는 선원들 모습이 포착됩니다.
취미로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잠수해서는 성게와 멍게, 뿔소라 등 수산물을 잡은 겁니다.
스쿠버 장비를 이용한 조업은 오래 잠수하면서 수산물을 싹쓸이할 수 있어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취미 잠수인 척 모터보트를 타고 나가서는, 잡은 물건은 운반용 어선에 싣는 방식으로 어민들의 눈을 피했습니다.
일주일 만에 3톤 넘게 잡았는데, 시가로는 4천만 원이 넘는 양입니다.
직접 종묘를 바다에 뿌리고 미역이나 다시마 등 먹이도 주며 길러온 어민들은 큰 피해를 봤습니다.
[양용준 / 포항 동빈항 어촌계장 : 무자비하게 채취해 갑니다. 큰 거, 작은 거 할 것 없이 채취해 가고, 우리 어민들이 농사를 짓는 거로 생각하면 되는데, 그걸 몰래 훔쳐가고….]
주로 제철을 맞은 성게를 노렸는데, 비싼 값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고급 식당에 넘겼습니다.
해녀가 잡은 자연산이라며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해경이 증거를 들이밀자 결국 실토했습니다.
[윤형오 / 포항해양경찰서 형사계장 : 레저 활동 차 물에 들어갔다가 어획물을 보고 포획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들처럼 사업 목적을 위해서 전문적으로 역할을 나눠서 한 것은 특이한 점입니다.]
해경은 잠수부 3명을 비롯해 일당 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주범 1명은 구속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전대웅
화면제공: 포항해양경찰서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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