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이는 쉰넷,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바람의 아들'로 부릅니다. 한일 레전드들이 겨룬 야구 경기에서 그럴만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정후 아버지보다는 그냥 '이종범'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려 보였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6:10 일본/한일 드림플레이어즈 게임 (어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범이 친 공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깔끔하게 빠져나갑니다.
5회 초에도 2사 1루 상황에서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냅니다.
타석에 설 때마다 어떻게든 때려내는 모습에서는 쉰넷이라는 나이를 잊은 듯했습니다.
여전히 '바람의 아들'이었습니다.
7회 초에는 한신의 레전드 후지카와 큐지를 만났습니다.
2006년 WBC에서 이종범에게 결승 2루타를 맞았던 바로 그 투수입니다.
20년 가까이 지나 다시 벌인 승부의 결과는 스트레이트 볼넷.
이종범이 이번에도 웃었습니다.
안타 3개, 볼넷 2개로 모든 타석에서 출루한 이종범이 그라운드를 누빈 건 13년 만입니다.
중학생 아들 이정후를 데리고 은퇴식을 다녀온 뒤로는 이정후의 아버지로 살아왔습니다.
[이종범/전 LG 코치 : 제가 은퇴를 13년 전에 했는데, 추억소환? 제가 어떤 선수인지…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후가 미국에 진출할 때 이종범의 사연은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존 모로시/MLB 네트워크 기자 (2023년 12월) : 플레이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아버지 이종범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가 되는 거죠.]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았다가 실수로 놓치고, 전력질주하는 대신 잰걸음으로 내달리고, 나이는 무시할 수 없었지만 온몸으로 뛰었던 이종범에게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믿기지 않는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홍지용 기자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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