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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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0.10) 아침신문 1면에는 △북한, 경의·동해선 철길 단절 선언(6곳) △한국, 세계국채지수 편입(5곳) △한동훈, “김 여사, 자제 필요”(4곳) △노벨상 물리학상 이어 화학상도 AI(3곳) △이재명-한동훈 보궐선거 부산 격돌(2곳) 등이 주요 기사로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명태균 해명’도 꼬이는 대통령실
② 시선, 클릭!
- 편의점에도 ‘흑백 요리사’ 쟁탈전
- ‘1만원 점심’은 사라졌다
- 러닝붐 타고 러닝화 매출, 1조 넘어
- 족저근막염 막는 법
③ Now and Then : Ugly(투애니원, 2011)
① 차이의 발견
# ‘명태균 해명’도 꼬이는 대통령실
-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의 폭로가 연일 이어지는데도, 대통령실의 대응은 매우 미온적입니다. “나 집어넣으면 한 달이면 하야” 등 윤석열 대통령을 사실상 ‘협박’하고 있음에도, 겉으론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전에 ‘바이든-날리면’, ‘대통령 관저 이전 결정 과정’, ‘부산저축은행 보도’ 등에서 신속하게 언론사를 윤 대통령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해 온 대통령실의 발빠른 조치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왜 윤 대통령은 명태균씨에 대해선 이전처럼 격노하지 않는 걸까요?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명태균 관련 보도와 폭로(9.19~10.8)
- 먼저 그간 과정을 짧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보도(9.19, 9.26)
- 뉴스토마토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보도하면서, 명태균씨가 처음 등장합니다. 이때는 3자의 증언입니다.
“윤 대통령 내외가 한남동 관저로 들어가기 이전, 명씨는 대통령이 거주하던 아크로비스타를 가끔 들렀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뒤에도 명씨와 통화했으며, 김 여사와도 자주 소통을 했다. 명씨가 대통령 내외와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스피커폰으로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을 들려줬다”(뉴스토마토, 9.19)
=> 지금 다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 반응은 “드릴 말씀은 없다”(9.23)였습니다.
- 1주일 뒤, 뉴스토마토는 추가보도를 합니다.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말입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명태균이 김영선 전 의원에게 윤 총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계속해서 졸랐다. 만남이 성사되자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부추겼다. 명씨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가져가 대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들었다. 윤 대통령이 명씨의 여론조사를 특별히 신뢰했다. 명씨는 아침 9시쯤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실로 와서 윤 대통령과 있었던 일을 자랑한 뒤 프린트 된 (여론조사) 결과지를 가지고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걸 대선 기간 내내 반복했다.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다음 날 와서는 또 그걸 과시했다”(9.26 뉴스토마토)
=> 이때도 대통령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씨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창원지검은 이 보도가 터져나온 직후인 9월30일 명태균씨와 제보자인 강혜경씨 자택, 김영선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수사가 시작된 지 9개월만입니다.
2) 명태균씨 폭로
- 뉴스토마토 보도 당시, 언론접촉을 피하던 명씨는 10월 들어 직접 언론에 나섭니다. 압수수색을 당한 직후입니다.
(10.2 JTBC)
- 명태균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내역 실물이 처음 공개됩니다.
JTBC 화면 갈무리(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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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씨가 자신이 갖고 있는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 중 아주 일부만 필요(?)에 의해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 (10.6 CBS)
“건대 앞에서 만난 거는 누가 그렇게 짰겠나. 치맥 첫 공식 행보라고 한 거. 그걸 하게 한 게 나다. 거기 나오는 사람이 나”
=> 대선 직전,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치맥 회동’을 기획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명태균씨가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당시 기획은 장제원 의원 작품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당시 화면에 명태균씨가 등장하는 건 사실입니다.
(10.7 채널A)
- “(후보 시절 윤 대통령 부부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몇 번 갔는지 세지는 않았다. 대여섯 번 정도 간 것으로 (집에) 가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수시로 방문했다는 뜻입니다)
- “최재형 같은 올곧은 사람이 (국무총리에) 필요했다. 내가 그 가족들(윤 대통령과 김 여사)을 앉혀 놓고 ‘이렇게 안 하면 (정권 교체 후 부부가) 다 잡혀간다’고 말했다”
- “이번 정부와 인수위에서 나한테 자리 제안을 안 했을 것 같으냐. 누가 (대선 후보) 단일화를 했는데…”
- “그분들(대통령 부부)이 사람 넣어서 나를 찾아왔지. 그래서 내가 만나러 간 것”
-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나를)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
=> 이전까진 한 마디 멘트 등이었으나, 이날은 아예 정식 인터뷰에 나섭니다. 명씨는 ‘채널A 기자가 이틀동안 나를 따라다녀 인터뷰에 응했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이 인터뷰 내용 중에 정치권이 가장 놀란 부분은 ‘자기 집어넣으면 한 달이면 하야, 탄핵’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을 ‘겁박’한 것입니다. 파장이 너무 컸던 탓인지, 명씨는 다음날 “농담”이라며 주워담으려 했습니다.
2. 대통령실의 늦은, 선택적인, 그리고 틀린 해명
- 명태균씨의 폭로가 연일 쏟아지자, 대통령실이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1) 대통령실 고위관계자(10.7)
-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발로 각 언론사의 전화통화에 응하는 식으로 일부 해명에 나섭니다.
- 아크로비스타 수시방문 -> “윤 대통령은 (2021년) 명씨가 국민의힘 유명 정치인과 함께 자신의 (아크로비스타) 집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봤다고 했다”
- 계속 소통 -> “(이후에 또) 만났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소통해선 안 될 것 같아서 대선 경선 끝난 뒤 정도부터 안 만나서 그 뒤로는 거의 소통이 없었다고 했다”
- 인수위, 공직 제안 -> “그런 적 없다”
- 명씨의 윤 대통령 취임식 참석 -> “그동안 여기저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취임식에) 다 초대한 것뿐“
=> 김 여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여론조사 및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고위관계자가 ‘본인’은 잘 모르고, 대통령에게 물어서 전하는 형태입니다. 이때 대통령은 필리핀 순방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답변이 ‘~했을 것’이라고 하는 등 기억을 더듬거나 얼버무리는 식입니다. 불리한 부분은 명확하지 않게 말을 흐리는 윤 대통령 스타일이 엿보입니다.
2) 대통령실 공식 해명(10.8)
- 파장이 점점 커지자, 대통령실이 8일 밤에 대변인실 명의의 공식 해명을 내놓습니다.
-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 국민의힘 입당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
- (자택에서 만난 이유는)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
- “경선 막바지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
=> ‘국민의힘 정치인’이 소개해서, 자택에서, 두 번 만났고, 경선 이후 연락한 적 없다입니다. 다만, ‘기억한다’로 답합니다. 그리고 이미 텔레그램이 공개된 총선 당시 김 여사와 명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누가 …먼저 소개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천 개입’을 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가 관건입니다. 대통령실은 지금 엉뚱한 해명을 그것도 확인도 제대로 않고 뒤늦게 허겁지겁 내놓고, 그 마저도 앞뒤가 안맞는 형국입니다. 지금까지 명씨의 말에도 허풍이나 거짓이 꽤 있지만, 명씨의 말보다 전반적으로 대통령실의 말이 사실이 아닌 점이 더 많습니다.
3. 하룻만에 허점 드러난 대통령실 거짓말
- 대통령실 해명 가운데 ‘고위당직자’는 당시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정치인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자 이 두 명이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 해명은 마치 윤 대통령 부부는 가만히 있는데, 이 두 사람이 거간꾼 노릇을 해 명씨를 소개해 준 것처럼 설명했는데, 이 두사람의 말은 ‘대통령을 만나러 갔더니 그 자리에 명씨가 있더라’는 쪽이었습니다. 두 사람 말이 맞다면, 두 사람 입장에서는 대통령실의 황당한 해명을 참을 수 없었겠지요.
1)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10.9 채널A)
- “명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을 봤다. 명확하다”
- (자신이 명씨를 윤 대통령 앞에 데려온 인물로 지목된 데 대해) “새빨간 거짓말. 윤 대통령과 식사 자리에 나가 보니 이미 명씨가 와 있었다”
2)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한겨레 10.10)
- “김영선이 나를 찾아와서 1번 달라고 하면서 ‘명태균이 거들면 개혁신당 지지도를 15%까지 올릴 수 있다’고 헛소리를 하더라. 내가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에, 아무 소리 안 하고 보냈다. (명씨가) 김영선하고 같이 왔다.”
- “윤 대통령이 처음 만날 적에 밥 먹자고 해서 갔더니 거기에 명태균이 있더라. 2021년 7월인가 그렇다”
- (그 자리에 김건희 여사랑 명씨가 같이 있었나?) “그랬다. 얼마만큼 친했는지는 모르겠다”
- (대통령실은 명씨가 김종인 위원장, 이준석 의원과 가깝다고 계속 이야기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 사람들이 변명하느라 헛소리를 하는 건데, 내가 처음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 부인(김건희 여사)이랑 식당에서 만났는데, 거기에 명태균이 있었다”(이상 한겨레)
- “2021년 6월28일쯤 명태균 전화기로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해 7월4일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내가 보기에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상당히 친밀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주간동아)
=> 윤 대통령에게 두 번째로 명씨를 데려온 국민의힘 정치인은 박완수 경남지사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4. 사설
한겨레 = 더 큰 의문과 반발만 키운 대통령실 '명태균 해명'
조선 = 명태균은 뭘 믿고 협박하고, 용산은 뭐가 켕기는 게 있나
동아 = 거간꾼인지 협잡꾼인지 ‘듣보잡’ 인물에 놀아난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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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시선, 클릭!
# 편의점에도 ‘흑백 요리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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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원 점심’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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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지난 10월4~6일 걸그룹 투애니원이 10년 만에 재결합 공연을 열었습니다. 록밴드는 가끔 그럴 수 있지만, 걸그룹이 해체된 뒤 다시 재결합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것도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바뀌는 걸그룹 씬(scene)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예매 직후 전석 매진, 그래서 애초 2회 공연을 3회로 늘렸으나, 대기자만 40만명에 이르렀다 하니, 투애니원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S.E.S., 핑클 이후 지난 20여년 간 수없이 명멸해 간 걸그룹들 중에서도 투애니원은 독보적이자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투애니원 이전에는 걸그룹이란 ‘요정’ 아니면 ‘섹시’, 둘 중 하나였는데, 현재 걸그룹의 주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주체적이고 당당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걸크러시’의 실질적인 시초가 투애니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인 활동기간이 5년(2009~2014) 남짓에 불과하고, 정규앨범도 단 2장 밖에 내지 않았지만, 월드투어를 하고, 전세계에 걸쳐 팬층을 형성하는 지금같은 K-POP 무대를 형성한 게 투애니원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걸그룹들이 투애니원을 따라했고, 팬들은 갑작스런 은퇴 이후 이처럼 복귀를 기다렸나 봅니다.
투애니원은 특히 10~2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노랫말 등이 이 시기에 겪게 마련인 소소하면서도 우울한 감정들과 컴플렉스 등을 그대로 다루면서, 시원시원하게 확 풀어주는 식이어서,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위로가 됐을 듯합니다.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반향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던 시기와 투애니원이 높은 인기를 누렸던 시기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닐 듯합니다. YG가 투애니원 해체 이후 결성한 걸그룹이 블랙핑크(2016년)이고, 그리고 이 블랙핑크의 음악, 춤, 무대 등은 투애니원을 원조로 하고 있습니다.
투애니원의 공연장에 10년 전 10~20대였던, 20~30대 여성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10년 전처럼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세대와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만, 10대 때 투애니원의 노래로 위로를 받다가, 투애니원이 없었던 지난 10년 간 심한 성장통을 겪으며 이제 서른의 어른이 된 친구들이, 다시 투애니원을 맞는 그 심정이 어떠할 지, 간접적으로도 감흥이 느껴집니다. 그러니 투애니원 공연장에 간다는 건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겠지요.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투어가 이어지는데, 일본 공연 예매도 일찌감치 매진이 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투애니원의 히트곡 중 하나인 ‘어글리’(2011)입니다. 당시 음악방송 무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ynkOuGe6bo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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