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여곡절 끝에 마주 앉았지만, 결과는 빈손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어제(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가량 만났지만, 사실상 다른 소리를 냈습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활동 자제 등 '3대 조치'를 직접 건의했는데, 윤 대통령은 대부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재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나눈 악수는 짧았습니다.
맞잡은 손은 금세 떨어졌고 시선은 곧 반대로 향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 동안 면담했습니다.
한 대표 옆자리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란히 앉아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 형식의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한 '3대 조치'를 직접 건의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 그리고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입니다.
[박정하/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 : 한동훈 대표는 오늘 대통령과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은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JTBC에 "윤 대통령은 요구사항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면담 이후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영상에 대해서도 일부 여당 관계자들은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을 앞에 앉혀 두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마치 학교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 같다는 겁니다.
지난 7월 30일 비공개 만남 이후 두 달여 만에 어렵게 이뤄진 면담은 사실상 각자 할 말만 한 채 '빈손'으로 끝난 모양새가 됐습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 영상디자인 조영익]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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