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미 일본에 도착해 있던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 유가족들은 내일 오전 사도광산 인근에서 별도의 추도식을 갖습니다.
훈풍이 불던 한일 관계에 다시 파열음이 일고 있는데, 추도식 불과 하루 전에 우리 정부가 전격 불참을 통보하게 된 이유, 윤동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행사 불참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지난 21일, 이쿠이나 아키코 의원이 외교부 차관급에 해당하는 정무관에 취임하면서부터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차관급 인사 참석을 요구해왔는데, 이쿠이나 신임 정무관은 재작년 광복절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사에 참배한 인물이 강제 노역한 한국인 추모행사에 일본 대표로 참석하다는 게 맞지 않다는 겁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발탁한 이쿠이나 정무관은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 계열로 분류됩니다.
이쿠이나 아키코 / 당시 자민당 참의원 후보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께서 저를 노무개혁실천회의에 민간위원으로 선정해주셔서 일하게 됐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작년 참의원 당선 이후 신사를 방문한 적 없다"고 했지만, 외교부는 "신사에 참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추도사에 반영을 요구해왔던 '강제 징용 피해' 표현도 담기지 않는 걸로 정리되자, 어제 불참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렵게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유가족들이 마음을 다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급속도로 진전된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별도 추도 행사는 "내일 오전 9시 사도광산의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에서 유가족 9명과 박철희 주일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됩니다.
TV조선 윤동빈입니다.
윤동빈 기자(yd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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