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2024.12.19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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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2700광년 거리에 있는 ‘기타 성운’. 찬드라엑스선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합성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주 먼지와 수소 등의 가스가 밀집돼 있는 거대한 우주 구름과도 같은 성운은 새로운 별을 만들고 키워내는 일종의 우주 보육원이다. 물질이 뭉쳐 있는 형태가 무척이나 다양해 천체 사진 공모전에 단골로 등장하는 우주 물체다. 우리가 익히 아는 형상을 연상시키는 것들은 그 이름을 딴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컨대 고양이눈 성운, 나비 성운, 고리 성운, 독수리 성운 등이 있다. 2700광년 거리의 세페우스자리에 있는 기타 성운도 그런 사례다. 성운을 이루고 있는 가스와 먼지 구름의 모양이 기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문학자들이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찬드라엑스선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을 사용해 20년간 기타 성운을 촬영한 것을 합쳐 완성한 타임랩스 영상이 공개됐다. 찬드라엑스선 망원경이 2000년과 2006년, 2012년, 2021년에 촬영한 것과 허블 우주망원경이 1994, 2001, 2006, 2021년에 촬영한 것을 합성한 영상이다. 기타성운에 윤곽선을 그려 기타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한 사진. 미 항공우주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초속 1600km 속도로 300년 이동한 흔적 성운이 만들어지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성간 물질이 서서히 뭉쳐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별이 생의 마지막에 바깥층 물질을 방출하거나 거대한 폭발로 물질을 내뿜으면서 만들어진 성운도 있다. 기타 성운은 별이 생의 마지막에 만든 사례에 해당한다. 태양 질량의 8배가 넘는 큰 별은 핵융합 연료를 다 쓰고 나면 중심핵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며 기나긴 생을 마감한다. 이때 뿜어져 나온 빛이 마치 새 별이 탄생하는 것과 같다고 해서, 이를 초신성 폭발이라고 부른다. 폭발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입자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남은 별의 핵은 중력에 의해 극도로 압축된다. 그 힘이 워낙 커서 전자와 양성자가 결합해 중성자로 바뀐다. 이렇게 생성된 별이 바로 중성자별이다. 딴딴하고 작은 중성자별은 일반적으로 지름이 20km 정도에 불과하지만, 질량은 태양과 비슷하거나 더 클 수 있다. 한 숟가락 정도의 물질이 수십억톤에 이를 정도로 밀도가 높다. 폭발 과정에서 초당 수백번에 이르는 빠른 회전력과 강력한 자기장을 얻은 중성자별에선 고에너지 입자와 함께 전파, 감마선 등의 전자기파가 방출되면서 마치 등대처럼 주기적으로 빛을 내뿜는다. 영어로 중성자별을 펄서(Pulsar, 맥박처럼 뛰는 별)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성자별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은 성간 물질과 충돌하며 암흑 우주공간에 밝은 성운을 만든다. 기타 성운을 만든 것도 중성자별이다. 기타 성운은 중성자별 B2224+65가 초속 1600km의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면서 분출한 입자가 남긴 흔적이다. 통과하는 구역마다 서로 다른 밀도의 성간 물질과 접촉하면서 묘하게도 기타 모양이 만들어졌다 기타 성운의 주성분은 수소 가스다. 성운 크기는 약 1분각(0.015도)이다. 이는 별이 300년 여행을 한 거리에 해당한다. 기타 꼭대기에 있는 흰색 점이 중성자별이다. 나사는 이 중성자별은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이동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1994년, 2001년, 2006년에 촬영한 기타 성운. 성간 물질의 밀도가 달라지면서 모양도 변해갔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원을 완벽하게 재활용하는 우주 또 성운 오른쪽으로는 길이 2광년(19조3120억km)의 고에너지 물질과 반물질 입자(전자와 양전자)로 이뤄진 필라멘트(실) 구조가 있다. 중성자별의 고에너지 입자가 강력한 자기장선을 따라 나선으로 날아가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기타 머리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형상이다. 초신성 폭발을 통해 만들어진 성운은 성간 물질이 뭉쳐서 만든 성운보다 원소들이 다양하다. 핵융합을 통해 별 내부에서 무거운 원소들이 새롭게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 초신성 폭발로 인해 성운의 물질 밀집도가 커져 별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탄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기타 성운 안에선 중력의 힘이 다시 물질을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 초신성 폭발은 별의 최후를 알리는 조포가 아니라, 새로운 별의 탄생을 예고하는 축포인 셈이다. 인간의 자원 재활용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주의 완벽한 재활용 방식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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