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구방망이에 공구들까지 동원해서 현실화 한 노상원 씨의 선거관리위원회 점령 구상도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죠.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노씨는 정작 치밀하지 못하게, 점령해야 하는 부서가 어디 있는지도 미리 파악 못 해놓고서는 계엄 당일 새벽에 "과천으로 가라", "관악으로 가라" 허우적거리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재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노상원 씨는 이미 지난해 10월 경부터 정보사에 선관위 체포조를 꾸리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문상호/정보사령관 (2024년 12월 10일 / 국회 국방위) : {20명 불러서 대기시켰다고 했는데 (체포조) 명단 누가 작성했냐고요.} 그 인원(정모 대령, 김모 대령)들이 선발을 했습니다.]
체포조를 선발했던 정보사 정모 대령은, 노씨와 문상호 사령관이 이들을 과천 중앙선관위로 보낼 거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엄이 선포된 뒤인 지난달 4일 새벽, 문 사령관이 갑자기 전화로 "선관위 관악 청사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잠시 뒤에 다시 전화가 와서는 "원래대로 과천으로 가면 된다"고 번복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체포 대상자 30명 중 23명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직원들이었는데 여심위 부서는 관악청사에 있습니다.
노씨 등이 여심위 부서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노씨가 준 체포 대상자 명단도 부정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엄 선포 뒤, 정 대령은 문 사령관이 비화폰에 저장된 선관위 직원 조직도 사진을 보여줬는데 앞서 노씨에게서 받은 명단과 달랐다고 했습니다.
정 대령이 "두세 명 외에는 이름이 다르다"고 하자 문 사령관은 결국 "내일 아침 중앙선관위 인사과에 가서 직원 명단을 확보한 뒤 확인하자"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디로 갈지 누구를 체포할지 등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협박용 무기까지 준비해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하려고 했던 겁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 영상디자인 최수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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