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무죄…'이첩 보류' 명령 없었고 '이첩 중단' 명령은 부당

2025.01.09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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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기자회견 참석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2025.1.9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지헌 김철선 기자 =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를 살펴본 군사법원 재판부는 박 대령에게 정당한 명령이 내려진 바 없다는 판단으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9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박 대령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제시한 판결 요지에 따르면 박 대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기록 이첩 보류와 관련한 명령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시됐다. 재판부는 해병대사령관의 기록 이첩 보류 명령이 존재했는지를 판단하면서 "사령관은 피고인에게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을 개별적·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했다기보다는 피고인을 포함한 사령부 부하들과 함께 기록 이첩 시기 및 방법에 대한 회의와 토의를 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김 전 사령관이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 박 대령이 기록 이첩 중이라고 보고했음에도 사령관이 50여분이 지나서야 중단을 지시한 점 등을 토대로 '이첩 보류 명령을 받은 바 없다'는 박 대령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첩 보류 명령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만큼 이첩 보류 명령의 정당성은 별도로 따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대령 등 해병대 수사단이 실제 이첩에 나선 이후 이를 중단하라고 한 '이첩 중단' 명령은 정당하지 않은 명령이라고 확인했다. 재판부는 "군사경찰은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없는 범죄를 인지한 경우 관련 기관에 지체 없이 이첩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며 "해병대 사령관은 수사단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이첩을 지체하거나 중단하는 경우 등에 오히려 지체 없이 기록을 이첩할 수 있도록 지휘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기록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이첩 중단할 것을 명령할 권한은 없는 것"이라며 "피고인에게 (사령관이 내린) 이첩 중단 명령은 정당한 명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설령 사령관에게 이첩 중단을 명령할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는 해당이 없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이첩 중단 명령은 특별한 이유가 없고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따르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장관 지시의 목적은 채상병 사건 인계서의 내용을 수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내려진 것으로 보이는바, (이첩 중단 명령은) 정당한 명령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1심 무죄' 군사법원 나서는 박정훈 전 수사단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나서고 있다. 2025.1.9 ksm7976@yna.co.kr 박 대령에게 적용된 다른 혐의인 상관 명예훼손죄도 모두 무죄로 판결이 났다. 박 대령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사단장도 처벌하는 것이냐'고 자신에게 물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고, 이 장관은 사단장이 아닌 초급 간부들만 언급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사단장 관련 질문을 한 적이 없다는 이 전 장관 진술에 대해 "장성급 장교의 처벌 여부가 거론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믿기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박 대령이 언론에 한 발언들에 대해 "피고인의 발언 자체만으로는 그 의도, 취지, 경위 등을 쉽게 찾기 어려운 가치중립적인 표현에 해당한다"며 명예훼손죄 구성을 위한 고의성 등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박 대령 측이 주장해 온 이른바 'VIP 격노설'이나 '외압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판단을 구하지 않고 무죄 판결에 이르렀다. 군검찰의 기소가 공소권 남용이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배척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군검찰이 이와 같은 주장 사실들을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차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군 관계자, 해병대 사령관 등에 대한 충분한 수사,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를 통한 확인 등의 면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상관 명예훼손의 피해자이며 해병대 사령관 명령의 원인이 된 지시를 내린 국방부 장관에 대한 대면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도 밝혀 피고인 측이 주장한 내용을 검증하기에는 군검찰의 수사가 미진하게 이뤄진 부분이 있음을 시사했다. j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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