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 이승훈이 37살의 나이에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습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에 출전한 이승훈은, 16바퀴를 도는 긴 레이스에서 힘을 아끼다가 결정적인 순간, 한 번의 기회를 노렸습니다.
초반에는 줄곧 최하위권에 있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렸고, 마지막 1바퀴를 남겼다는 종소리가 울리는 순간, 온 힘을 다해 앞으로 내달렸습니다.
절묘하게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넘나들며 단숨에 7위에서 선두 자리로 올라섰고, 계속 가속도를 붙여 마지막 코너까지 선두로 돌았습니다.
그리고 직선주로에서 이탈리아 조반니니와 치열한 선두 다툼 끝에, 오른발을 쭉 내밀며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승훈은 올 시즌 월드컵 챔피언 조반니니에 단 0.05초가 뒤져 금메달은 놓쳤지만, 당당히 2위에 올라 이달 초 37살 생일을 지나고도 세계선수권 메달을 추가했습니다.
지난달 월드컵 5차 대회 금메달에 이어, 다시 한 번 건재를 알리며 이번 시즌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서 대단히 기쁘고, 이 성과가 내년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저한테는 큰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사상 첫 10,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4차례 올림픽에서 무려 6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지난달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선수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운 이승훈은, 내년 밀라노 올림픽에서도 불굴의 투혼을 다짐했습니다.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 남은 시간 준비 잘해서 내년 올림픽에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여자 1,000m에선 단거리 간판 김민선이 1분 16초 11의 기록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기대주 이나현은 1분 16초 82로 15위에 자리했습니다.
(취재 : 김형열, 영상편집 : 하성원,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김형열 기자 henry1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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