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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당의 거부권 행사 건의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을 걸고 반대한다'며 이례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상법 개정안이 일단 정부로 이송됐습니다. 처리 시한을 2주 앞두고 여야 뿐 아니라 금융 당국과 경제계 간 입장도 엇갈리고 있는데, 어떤 법이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건지, 산업부 유혜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유 기자, 상법개정안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내용은 크게 두 가집니다. 먼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두 번째로 상장회사가 전자 주주총회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했는데,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이 첫번째 주주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앵커] 기업의 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기자] 이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표현 때문인데요, 법안을 보시면 "'총주주', '전체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하고 보호하라"고 되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주주에게 어떻게 충실하게 대해야 하는지 세부 내용과 기준이 나와있지 않습니다. 대주주,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주주가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 사이에 의견이 충돌할 경우 누구의 의견을 얼만큼 존중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는 겁니다. 또 이번 개정안을 근거로 이사회와 의견이 다른 소수 주주가 소송을 걸어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경제계 목소리 들어보시죠. 박일준 /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지난 19일) "충실 의무를 확대해 이사의 도전적인 투자 결정을 어렵게 하고 남소(소송 남발)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보수적 경영에 몰두하게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럼 이번 개정안이 꼭 필요하다는 쪽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주주보호 점수는 12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점수는 16위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쪼개기 상장과 무리한 증자, 저조한 배당 등에 지쳐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며 등을 돌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한국 증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이사가 주주 이익을 보호하도록 명시하는 것이 기업 가치 제고, 밸류업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19일) "자원의 효율적 배분, 경쟁 촉진, 혁신 촉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 보호 제도를 강화하는 등으로 부정적인 부분은 치유가 가능합니다." [앵커] 양측 주장이 워낙 팽팽해 접점을 찾기 힘들어 보이는데,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국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미국은 이사가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은 법에 명시돼 있진 않지만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사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한다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상법개정안 방식으로 규정하는 걸 두고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권재열 /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개념이 모호한 것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판례를 통해서 정립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재계 측에서 우려하는 점, '소가 늘어날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김용진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미국 같은 경우는 소송이 있기는 있으나 대부분이 중재를 통해서 다 해결이 됩니다. 소송 자체가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를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앵커] 모레 한덕수 총리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할지 아니면 공포할지 결정하게 되겠군요. 유혜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유혜림 기자(cham@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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