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중심도시 중 한 곳인데요.
최근의 조선업 호조에도 전국에서 청년 인구 유출 속도가 가장 빨라 인구소멸 위기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지역에선 어떤 대책들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하준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빅3' 조선소 가운데 2곳이 자리한 경남 거제시.
10년 가량의 장기 불황을 지나고 수주가 잇따르며 지역 조선업계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호조에도 지역은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층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 말, 7만7천명대였던 거제지역 청년 인구는 2023년 4만6천여명까지 줄었습니다.
10년 새 3만 명, 연평균 1.25%p씩 감소한 셈입니다.
인구 감소 여파는 지역 상권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에도 문을 연 식당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 준 기자> "거제 최대 번화가인 고현동에 나와 있습니다. 대형 상가의 1층 한쪽 면 전체가 텅 비었고 임대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조선소 인근 옥포동 상권도 찾아가 봤습니다.
길을 따라 빈 점포가 줄지어 있습니다.
이곳의 공실률은 최대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과거 조선업 침체 이후 부족한 인력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면서 지역 내 소비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번 돈을 대부분 고국으로 보내다보니 거제에선 최소한의 소비만 한다는 겁니다.
<인근 상인> "조선소 인력 빠져나갔죠. 외국인 (근로자) 보충한 효과 없죠. 여러모로 병행적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조선업 의존도가 워낙 높다보니 다른 분야의 일자리는 충분치 않다는 점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한윤주·정상희 / 대학생> "조선 아니면 아빠 세대 분들도 다니시는 직종도 별로 없고 (조선소나 협력업체에) 취업할 것 아니면 거제를 다 떠나는…"
거제시는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과 월세 지원, 문화 공간 확충 등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손순희 / 거제시 지역경제과장> "청년 창업자들한테 필요한 공간을,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청년 문화공간을 권역별로 조성해 가지고 청년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업에서도 신입사원 채용 등 청년 모시기에 나섰습니다.
<정희용 / 한화오션 대외홍보팀 선임> "방산·친환경·해상풍력·스마트야드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와 대규모 우수 인재 확보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조선업 회복세에도 인구 유출이 급속하게 이어지고 있는 거제.
특정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인프라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연합뉴스TV 하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완기 강준혁)
#거제 #조선업 #인구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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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ha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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