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한 망언집? >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주도로 이른바 '이재명 망언집: 이재명의 138가지 그림자'라는 책을 지난주에 내놨습니다.
말 그대로 이재명 대표의 망언을 총망라해서 이 대표의 실체를 알리겠다는 의도인데, 참고로 저도 오늘 이 책을 다 읽어봤는데요.
물론 논란이 될 만한 발언들도 많이 적혀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이게 왜 망언인지 애매한 발언들도 많이 나오는데, 몇 가지 가져와 봤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두환의 불법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 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계엄 옹호 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입니까?" 이런 식의 발언이 있습니다.
지난달이었죠. 전한길 씨를 비롯해서 윤 대통령 극성 지지층과 이른바 극우 세력들이 광주에 가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한 것에 대해서 비판했던 발언인데 이 발언이 망언인지 의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 발언만 놓고 보면 망언이라고 할 수 없죠.
[기자]
몇 가지 또 있습니다. "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아니라 판검사가 하는 겁니다", "누군가는 정치보복을 끊어야 하고 기회가 되면 당연히 내가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말만 놓고 보면 이걸 망언이라고 볼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법률 해석은 판검사가 아니라 범죄자가 한다"라고 하면 망언이겠지만 지금 적혀 있는 발언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발언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참고로 망언이라는 것은 품위에 어긋난 비속어, 혐오 발언, 거짓말 이런 걸 일컫는데 이 대표가 해 왔던 정치적인 발언 모두를 다 망언으로 규정해 버려서 그 의도가 빗나간 거 아니냐, 이런 분석이 있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당장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명 망언집'이 아니라 '이재명 명언집'이다, 이렇게 풍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이 만든 걸 두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렇게 망언집을 낸 의도가 좀 다르게 흘러가니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당황스러운 반응이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를 홍보해 주는 게 아니냐, 이런 반론이 나오고 있고요.
참고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중앙대 동문이기 때문에 '이재명 도우미 역할을 한다' 이런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몇 가지 반응을 가져왔습니다.
'권성동이 기획한 이재명 팬북이다', '이런 걸 왜 내는 것이냐', '이재명 정책 홍보를 국민의힘이 해 주고 있다', '망령될 망 자가 아니라 바랄 망 자 아니냐, 이재명의 사생팬이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식의 반응들이 야당 성향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 성향에서 나오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민주당 안귀령 부대변인은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땡큐, 권성동' 이렇게 적은 거죠.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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