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재 앞에 '가짜 경찰'이 투입돼 탄핵 반대 시위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습니다. 김혜미 기자와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김 기자, 가짜 경찰이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한마디로 "좀 이상하다"는 겁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짜 경찰'로 지목한 경찰관들입니다.
머리가 길다, 염색을 했다, 선글라스를 썼다. 심지어 키가 너무 작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찰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실제 복무 규정을 살펴보면 "용모와 복장을 단정히 해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전부입니다.
경찰관 채용시 키가 몇 cm 돼야 한다는 기준도 오래 전 폐지됐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없는데도, 경찰청 게시판에는 이런 가짜 경찰을 잡아내라는 항의글 수백 개가 올라왔습니다.
[앵커]
억지에 가까운 주장인데, 왜 이러는 겁니까?
[기자]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극우 유튜버들은 해당 경찰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며, 사실상 충돌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씨, 어디 소속이신가요? 저한테 법적으로 말씀을 해주셔야 한다니까요.]
[지금 직무집행 중이시니까 관등성명 말씀해 주세요. 소속이랑 계급 이름 말씀해 주세요. {간첩인데, 말하겠어요?} 또 묵언수행 한다. 묵언수행. {저 등 돌리는 거 봐. 저거.}]
[앵커]
그런데 경찰이 여기에 다 답을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소속 이름, 밝힐 의무, 없습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입니다.
불심검문이라고 하죠. 범죄 의심이 드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거나, 동행을 요구할 경우 경찰은 신분증과 소속 성명을 밝혀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공무 중이라고 해서 묻는다고 다 말해줘야 하는 건 아니란 겁니다.
그런데도, 대답을 제대로 안 했다고 이렇게 특정 경찰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하며 '가짜 경찰'이라는 주장을 퍼 나르고 있습니다.
팩트체크팀에서 사진 속 이 경찰과 직접 통화를 했는데요.
당일 헌재에 출동한 사실, 소속과 이름 모두 명확했습니다.
이 경찰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가족들까지 알고 상처를 받게 될까 무섭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리하면 지금 '가짜 경찰이 탄핵 반대 시위를 탄압한다'는 가짜 뉴스가 퍼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 결국 "가짜 경찰이 있고, 이들은 바로 중국인"이라는 '반중 음모론'으로 모입니다.
한국에서 경찰로 활동하는 중국인들이 많다고 주장하는 사진을 모아봤는데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하나하나 게시물을 확인해 본 결과, 중국인 유학생이나 관광객, 혹은 경찰 통역사로 활동한 중국인이 올린 기념사진이었습니다.
현재 규정상 경찰관은 특정직공무원으로 한국 국적자만 될 수 있습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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