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불은 꺼졌지만 이재민들은 산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눈만 감으면 세상을 다 집어삼킬 기세로 폭풍처럼 닥쳐온 화염이 떠오르기 때문인데요. 대피소에선 이재민들을 위한 심리 치료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동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산을 타고 넘어온 시뻘건 불길이 해안가 마을을 집어삼킵니다.
주민들은 방파제나 어선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불은 꺼졌지만 주민들은 그날의 공포스러운 기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이복순 / 이재민
"막 불덩어리가 넘어오기 시작하고 형편없어요. 상상도 못 하지, 말해 뭐해요 떠오르는 건..."
지자체는 산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재민들을 위해 대피소에 심리 치료센터를 열었습니다.
{충격을 엄청 많이 받으신 거네요 그렇죠?} "충격을 많이 받았지요 불 나는 걸 안 보면 되는데 방파제 가서 보니까"
이 대피소에는 다른 자치단체의 심리상담센터가 지원을 나왔는데 하루 60명 넘게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김가령 / 부산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고 올라오는 울화통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안 돼 있어요. 함께 공감하고 지지하면서 괜찮아질 거라는 기대감을 갖도록 하고..."
며칠째 매캐한 연기를 마신 이재민들은 호흡기가 좋지 않아 산소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김영옥 / 이재민
"숨 쉬기조차도 저는 솔직히 힘들어요. 그래서 저기 가서 산소(치료)도 하고 바이탈 체크하고 왔습니다."
산불은 꺼졌지만 4700여 명의 이재민들은 길게는 8일째 오늘도 대피소에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할 처지입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하동원 기자(birdie083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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