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켜보질 않다니. 내가 명령했잖아. 24시간 주위를 살피라고. 그렇게 시키기만 하지 마시죠? 난 내 몫은 해."
2차 대전 당시 남태평양에서 조난당한 미군 조종사 3명. 하늘만 보이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각자 몫을 다해야, 목숨을 건질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중국만이, 미군이 대처할 유일한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미국 본토와 대만 방어가 최우선이고, 한국과 일본, 나토 같은 동맹들의 안보는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우리의 모든 우방국, 협력국, 그리고 동맹국 또한 각자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바랍니다."
유사시 주한 미군을 대만 방어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더 이상 한국을 도울 수 없으니, 스스로 북한 핵과 재래식 무기를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콜비 미 국방차관은 노골적으로 "미국이, 북한과 큰 충돌에 휘말릴 만한 여유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1950년 미국의 극동 방위선에서 한국을 뺀 '애치슨 라인'이 연상됩니다. 결국 김일성과 스탈린의 오판을 불러, 6·25가 일어났습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손을 떼려고 한 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가 자유를 지킬 때 미국의 정책은, 그들이 전쟁을 치르도록 돕는 것이지, 그들을 대신해서 전쟁하지 않는 것입니다."
1969년 닉슨은 주한미군 7사단 2만 명을 철수하고, 2사단도 추가 철수하려 했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전면 철수를 추진하다 멈췄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한미 동맹 덕분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영원히 주한미군을 원할 수는 없겠죠. 박정희 대통령도 이를 간파했지만, 현실적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자기 나라 국가 안보를 남의 나라에게 의존하던 시대는 벌써 갔다는 얘깁니다. 자기 힘으로 지키겠다는 굳건한 결의와 지킬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첫째 우리가 생존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안보를 장사하듯, 흥정거리로 내놓기 십상인 트럼프 정부를 상대하려면, 힘을 키워야 합니다.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는 식으로는 유일 분단국가에서 비정상적인 북한 정권을 상대할 수 없습니다.
4월 1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나라는 누가 지키나'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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