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이맘때, 영국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이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영국에 밀입국하려던 난민들이었는데, 유럽이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해상 경계를 강화하자 육로를 통한 밀입국이 성행하며 벌어진 비극이었습니다.
【아나운서】
(2019년 10월 23일 보도)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39구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트럭에는 성인 대부분과 10대로 추정되는 한 명이 있었으며 경찰은 25살 남성인 트럭 운전자를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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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의 DNA 검사 결과, 이들은 전원 베트남 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가난한 고향을 떠나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 또는 질식사한 겁니다.
시신은 다음 달인 11월, 모두 베트남으로 송환됐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매년 1만8천여 명이 약 1만 달러를 들여 트럭을 타고 유럽으로 건너가고 있습니다.
아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서부 유럽까지 오는 길은 약 9천6백km, 이 먼 여정 속에서, 얼어 죽거나 질식사하는 일은 허다합니다.
목숨을 건진다 해도, 값싼 불법 노동자로 전락하거나 마약 밀매 같은 불법적인 일에 끌려들기 일쑤입니다.
영국 국립범죄청에 따르면, 2018년 이주민 가운데 인신매매나 현대판 노예가 된 사례는 6,993건으로 전년보다 36%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트럭을 이용한 밀입국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이 지중해를 건너 들어오는 난민을 막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자, 대신 트럭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오는 루트가 대안이 됐기 때문입니다.
39명이 떼죽음을 당한 비극적인 사건 이후에도, 트럭을 타고 유럽으로 밀입국하던 난민들이 연달아 적발돼 체포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이 폐쇄된 지난 7월에도 북마케도니아와 그리스 국경 근처에서 난민 211명이 탄 트럭이 적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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