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은퇴자들의 삶도 더욱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갑자기 회사를 떠나야 했던 사람도 많은데, 젊은이들도 취업이 어려운 요즘, 퇴직자들 가운데는 생활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갈수록 고단해지는 은퇴자의 삶을, 박흥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기업에서 27년간 근무하다가 임원까지 오른 뒤 퇴직한 강찬영 씨.
수십 차례 재취업에 도전해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강찬영 (59) : 기대 수준을 높게 잡았던 것 같아요. 그 정도 (임원) 경력이니까 어느 정도 레벨의 보수를 항상 생각하다 보니까]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때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한 시간이 2년.
[강찬영 (59) : 완전히 내려놨죠. 자동차도 대중교통으로 그냥 제가 생활 패턴을 완전히 만들어버렸죠. (차도 그럼 다 처분했습니까?) 네.]
[박경옥 (부인) : 37평 아파트에서 이 16평짜리 여기로 왔어요. 4개월 동안 중고나라에 물건 팔았죠.]
어렵사리 찾아낸 일자리는 택배회사에서 분류 작업을 하는 일입니다.
10분의 1로 줄어든 월급을 받고 있지만 당분간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찬영 (59) : 일단 최소한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해야 안 되겠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퇴직 후 소득과 관계 단절을 겪으면서 한동안 우울감에 시달렸다는 손호경 씨.
[손호경 (60) : 은퇴하는 순간 모든 전화번호는 다 끊깁니다. 그냥 애들 얼굴 보기도 힘들고, 집에 앉아 있기도 진짜 그렇더라고요.]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지속적으로 할만한 일을 찾지 못해 결국, 퇴직금을 털어 빨래방을 차렸습니다.
[손호경 (60) : 고민 고민하다가 어디에서 오케이 됐냐면, 이 돈이 없어도… 망해서 이 돈이 없어도 죽지 않는다. 그래서 용기 내서 시작하게 된 거죠.]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는 김태학 씨입니다.
5년 전 은퇴 후 블루베리 농장을 시작했지만,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에 그쳐 원래 하던 일을 병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