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광역울타리' 맹신 그만…"조용한 포획이 효율적"
[앵커]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차단을 위해 정부는 대규모 광역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울타리를 벗어나 곳곳에서 감염 멧돼지가 발견돼 이제는 방역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 광역울타리 길이는 1,200km에 달합니다.
천억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멧돼지가 아래로 이동할 수 없게 길목을 완전히 막겠다는 목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을 위해 문을 여닫을 수 있게 중간중간 만들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개방된 상태로 방치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 마을도 끈으로 문을 열어 고정해놨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 강원도 양양과 영월 등 광역울타리 밖에서 돼지열병 감염 멧돼지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총소리나 인기척에 놀란 멧돼지들이 광역울타리를 넘어 수십 km 떨어진 곳으로 달아나고 있는 겁니다.
주민들도 더 이상의 광역울타리 설치는 예산 낭비라고 지적합니다.
"여기는 무슨 멧돼지가 와요. 1,000억을 갖다가 국민들한테 나눠줬으면 돈이 얼마예요."
그럼에도 환경부는 최근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양양과 강릉 구간에 광역울타리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전문가들은 광역울타리 안에서 총을 쏴 멧돼지를 자극하는 것보다 조용한 포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폐사체 발견 지역을 중심으로 울타리를 치고 덫을 설치하면 감염 멧돼지가 수십 km나 이동할 일은 없다는 겁니다.
"전염병이 퍼지려면 병든 채로 콜록거리면서 퍼트리고 다녀야 되는데 치사율이 100%에 가깝게 그냥 죽어버리니까 병이 퍼지기 어렵거든요 그냥 놔두면."
특히 길게는 수십 년까지 ASF 사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농가로 확산하는 걸 막는 데 주력하고 차근차근 멧돼지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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