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보복 아닌 용서·화해로 해결”…김대중 전 대통령 영상 공개

2021.05.17 방영 조회수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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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도서관 1983년 연설 영상 공개 1983년 3월5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민중의 한과 우리 세대의 사명’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김대중도서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복(인적 청산)이 아닌 민주 회복.”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한을 풀기 위해 제시한 해법이다. 그가 1980년 9월 내란음모조작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국제적 구명운동으로 목숨을 건진 지 3년이 채 되지 않을 때 한 발언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5·18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입장이 담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이 2차 미국 망명 중이던 1983년 3월5일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민중의 한과 우리 세대의 사명’을 주제로 한 연설 중 일부다. 영상은 총 6분4초 분량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해결하려면 화해·용서·관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내용과 민중의 한을 판소리를 통해 설명한 내용이 담겨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중의 한은 원한이 아니기에 복수로써 풀리지 않는다. 그 소망의 성취로써만 풀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판소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흥부는 (제비가 가져다 준 박으로) 자기가 배고팠던 생활로부터 해방되어 족하다. 자기를 그렇게 박해했던 형에 대해서 보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재산을 나눠준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광주의 한을 푸는 것은 광주의 사람들에게 총질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보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광주의 한을 민주회복을 통해서 풀어주는 것만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화목하고 단결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은 △(이루지 못한) 통일 △독재 △군인들의 정치 개입 △부익부빈익빈의 경제 △민권기관 좌절 등 다섯 가지 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하며 “광주 한을 푸는 데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도서관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의 핵심 요구 사항 중의 하나가 ‘김대중석방’이었을 정도로 김대중과 5.18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김대중은 한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5.18의 직접 당사자였기 때문에 광주학살과 관련된 그의 입장은 한국 정치사, 한국 역사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이날 공개한 영상 속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중도서관은 “김대중은 한국이 처해있는 여러 국내외적인 조건을 감안할 때 가해자에 대한 인적청산을 중심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를 통해서 미래지향적인 질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노선을 정립했다“며 “그리고 이것을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표적인 노선이 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는 김대중이 한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5.18의 피해당사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당 발언의 의미를 설명했다. *영상 녹취록 민중의 한의 해소를 판소리를 통해서 설명(3분 12초) 민중의 한은 원한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로써 풀리지 않습니다. 그 소망의 성취로써만 풀립니다. 우리 민중의 한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있는 판소리입니다. 이 판소리는 가장 우리 민중의 한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춘향전을 보면 춘향이의 한은 결코 자기를 그렇게 괴롭히고 감옥에 들어가서 곤장을 때리고 수청 안 든다고 해서 박해한 신관사또 변 사또에게 보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암행어사 출두해서 이몽룡이가 춘향을 석방시킨 후에도 변 사또에 대해서 춘향이로 인해서 보복하지 않습니다. 다른 탐관오리로서의 조건 때문에 봉고파직 하는 것입니다. 춘향이의 한은 자기를 사랑하는 이 도령과 맺어짐으로써 풀립니다. 보복으로써 풀린 것이 아닙니다. 심청이의 한은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 석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들어가지만 하늘의 옥황상제가 이것을 기특히 여겨가지고 심청이를 구출합니다. 황후가 되게 만듭니다. 황후라면 여자로서는 최고의 부귀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심청이의 한은 풀리지 않습니다. 왜, 심청이의 한은 아버지가 눈 뜨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봉사 맹인잔치를 해가지고 아버지가 눈을 뜰 때 비로소 심청이의 한은 풀립니다. 흥부는 자기가 배고팠던 그 생활로부터 해방돼서 제비가 갖다준 박에 의해서 부자 됨으로써 족합니다. 자기가 부자가 되고 나서 자기를 그렇게 박해했던 형에 대해서 보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재산을 나눠줍니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의 한은 좌절된 소망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성취하도록 노력해서 그 성취를 통해서 풀리는 것이지 결코 보복이라던가 원한으로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민중이 가지고 있는 한, 나중에 말하겠습니다만은 그것을 집약하면 국토의 분단과 독재정치인데 우리의 한은 우리 땅에서 독재정치를 종식시키고 갈라진 두 동강의 나라를 하나로 합쳐서 남북이 통일될 때만 우리 민중의 한은 풀리는 것입니다. 광주민주화운동 해결에 있어 김대중의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2분 52초) 여러분 우리는 이 다섯 가지 한. 통일에 대한 한,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한 독재에 대한 한, 군인들의 정치개입에 대한 한, 부익부빈익빈의 경제 현실에 대한 한, 그리고 민권기관의 좌절에 대한 한. 이 한을 풀어야 합니다. 이 한을 푸는 것이 오늘의 우리 민중이 구원받는 길이고 이 한을 푸는 것이 우리가 사는 길인 것입니다. 이 한을 푸는 거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광주에서 죽은 우리 영령들의 한, 광주 한은 이제는 광주에서 죽은 광주사람만의 한이 아니라 한국 국민 전체의 한이오, 양심을 가지고 있는 온 세계의 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도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다섯 가지 한을 푸는 것도 이 모든 것이 광주 한을 푸는데 우리가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습니다.광주의 한을 푸는 것은 광주의 사람들에게 총질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보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까 내가 한에 대해서 여러분께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광주의 민중들이 가슴에 품고 죽었던 그 한,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에 살고 싶다, 인간이 인간 대우를 받는 나라에 살고 싶다, 내 자식들을 위해서 이런 죄악된 나라를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죽어간 그 광주 한을 민주회복을 통해서 풀어주는 것만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정부와 국민 모두가 다 같이 구원받고 서로 화목하고 서로 단결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씀하고 싶습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한겨레가 ‘세번째 벗’을 찾아갑니다, 서포터즈 ‘벗’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코로나19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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