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체조 국가대표 :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와서 도쿄올림픽을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앵커]
어느날 갑자기 부상의 두려움이 덮쳤습니다. 하지만, 양학선 선수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9년 만에 다시 선 올림픽 무대, 찰나의 실수로 넘어져서 결선 예비 1번이 됐지만,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습니다.
도쿄에서 최하은 기자가 양학선 선수를 만났습니다.
[기자]
힘차게 날아올라 공중에서 세 바퀴, 1080도를 돌아내리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양학선.
자신의 이름이 붙은 이 기술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딴 지 9년, 이보다 더 난도 높은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기술을 만든 지 딱 10년째예요. 그 기술만 하면 아직까지 1등의 자리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5년 전, 리우올림픽 직전 아킬레스건 파열로 출전을 포기했기에 마지막인 이번 올림픽은 더 간절했는데 뜻대로 풀리진 않았습니다.
1차 시기는 깔끔하게 마쳤지만, 자신의 기술을 펼친 두 번째 시도에서 주저앉아 9등, 8명이 겨루는 결선 티켓을 놓쳤습니다.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꿈이었으면 좋겠다, 딱 그 생각밖에 안 들었고…]
사실 다시 도마 앞에 서는 것부터 양학선에겐 커다란 도전이었습니다.
괴롭혀온 부상도 털어내며 자신감을 채우던 중, 제대로 달릴 수 없을거란 두려움이 갑자기 찾아온 겁니다.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기술은 되는데 뛰어가는 게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체조 인생 중에 가장 힘들지 않았나.]
치료까지 받으며 트라우마와 싸웠고, 기술을 온전히 펼칠 수 있단 평가를 따로 받고서야 도쿄행 티켓을 손에 쥐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자신을 다독여보지만, 날카로운 말들에 흔들리고 무너집니다.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은퇴해라.' 그걸 보는 순간 진짜 억장이 무너져요. 나를 위해서 운동을 하는 거지만, 너무 마음의 상처가…]
양학선은 치열했던 선수로 남고 싶다 했습니다.
[양학선/체조 국가대표 : '쟤 메달 따니까 저렇게 바뀌었다' 절대 아니거든요. 거기에 안주 안 하려고 노력 끝까지 한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최하은 기자 , 방극철, 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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