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
물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상인 데다 고온 다습한 기후 탓에, 이비인후과 질환 비율이 세계보건기구 기준보다 높습니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전문의 :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한국에 비해서는 그래도 위생 상태가 안 좋은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귀를 면봉으로 자주 후비거나 해서 외이도염이 자주 생기고, 그런 정도로 귀 질병이 많은데 사람들이 귀 질병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그것 때문에 크게 귀 질병이 뇌에 농양이 생겨서 반신불수가 된다거나 생명을 잃거나 잘 안 들리거나 하는 비율이 한국에 비해서 너무 많습니다.]
오충현 씨는 피지의 단 한 명뿐인 이비인후과 전문의입니다.
2017년에 글로벌 협력 의사로 피지에 와서 지금까지 일주일에 보통 100명에서 120명의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마오나 / 환자 : 사고로 숨길이 좁아져서 이곳으로 급히 이송되었고, 오 박사님께서 그날 저를 살려 주셨습니다. 목에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여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문제없이 숨을 쉬고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질환을 앓는 환자는 넘쳐나지만, 전문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오충현 씨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두 달에서 석 달은 대기해야 합니다.
귀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거나 작은 고름이 생긴 간단한 질환이라도 말이죠.
[오충현 / 이비인후과 전문의 : 여기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보니까 모든 환자를 다 피지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비인후과 진료실로 다 전원을 하다 보니까 두 달에서 세 달 정도가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 보건소에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가르쳐야겠다, 싶어서….]
자신의 진료 업무 외에도 무엇보다 이비인후과 전문 의료진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피지 보건부와 의과대학, 세계보건기구와 힘을 모아 피지 의료진들이 기본적인 이비인후과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과정을 개설했는데요.
지금까지 4백 명이 넘는 의료진이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마니샤 맘타 마니 / 간호사 : 이런 교육은 매우 드뭅니다. 이런 교육을 진행해주신 오 박사에게 감사드리며,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을 동료 간호사들과 의사들에게 꼭 전달하려고 합니다.]
교육을 마친 뒤에도 현지 의료진이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책자로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이렇게 클리니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나니까 진료가 표준화되어서 이 환자를 어떻게 치료했는지를 어느 정도 일정 정도의 퀄리티를 보장해줄 수 있게 됐고요. 이 클리니컬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이 진료가 괜찮았는지, 안 괜찮았는지 보건부 입장에서는 평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피지에서는 일반 외과 과정을 마친 후 추가로 3년의 이비인후과 수련을 받아야 전문의가 될 수 있습니다.
[조지 바칸디와이와이 / 레지던트 : 대학원과 외과 전문의를 마쳤지만, 저는 이비인후과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었습니다. 오 박사님으로부터 귀의 구조, 청각 생리, 기본적인 귀 질병을 처음부터 새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피지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과정을 교육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며, 오 박사님이 저와 파네 박사에게 이비인후과 전문의 교육을 시켜 주었습니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전문의 : 2017년도에 처음 피지에 왔을 때 피지 정부가 저에게 요청했던 것은 최초의 피지인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들어주십시오, 라고 이야기를 했고 제가 만들어둔 수술 배워야 하는 스케쥴과 교과서를 한 챕터씩 같이 읽어가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나눠주고 같이 수술했던 환자들을 돌이켜보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충현 씨는 질병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와 환자들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전문의 : 제가 가장 보람 있는 건 제가 피지에 있으므로 해서 여기에 있는 분들이 이비인후과에 퀄리티 있는 진료를 받으실 수 있다. 그리고 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조금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잘 안 들렸던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들릴 수 있다는 걸 직접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5년째 피지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오충현 씨.
앞으로는 직접 가르친 후배들이 전문의가 되고 또 다른 전문의를 키워내, 더 많은 피지 국민이 양질의 진료를 받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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