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1시간이면 끝"…'북진' 선봉부대 업었다, 물에 뜬 수룡 [르포]

2024.06.15 방영 조회수 282
정보 더보기
지난 12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육군 7공병여단 도하훈련장. 트럭 모양의 차량 한 대가 수심 3m 물가로 돌진했다. 거침없이 물길을 가르던 차량은 물에 뜬 상태에서 변신을 시도했다. 차량 전체를 덮은 덮개가 양 옆으로 펼쳐지자 갑판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 지상에선 다른 한 대가 이미 덮개를 연 상태에서 입수했다. 이윽고 두 차량은 물 안에서 하나로 합쳐져 뗏목처럼 움직였다. 이 과정에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12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육군 7공병여단 훈련장에서 열린 자주도하장비 전력화 기념식에서 한국형 자주 도하 장비 수룡(KM3)이 시범운용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속성 담보…“도하작전 패러다임 바뀔 것” 육군이 이날 진행한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KM3(수룡)’ 전력화 행사의 한 장면이다. 수륙양용 차량과 다리 구조물이 결합된 해당 장비를 통해 지상군은 물속에서도 기동성을 확보한다. 2대를 연결해 뗏목 형태의 문교로 활용하거나 여러 대를 이어 일종의 간이 다리(부교)를 만드는 방식이다. 도하작전의 성패는 얼마나 신속하고 안전하게 최대한 많은 병력과 장비를 하천의 건너편으로 옮길 수 있는지에서 판가름난다. 육군은 기존 사용하던 리본부교를 수룡이 대체하면 도하작전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본부교보다 운용 인원을 최대 80% 줄일 수 있고, 설치 시간도 약 60~70%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부교 설치를 준비하는 데 걸리던 6시간도 상당부분 아낄 수 있다. 육지에선 최고 시속 70㎞로 달리는 수룡은 물에선 시속 11㎞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도하 통과 중량은 리본부교(54t)보다 늘어난 64t이다. 수룡 2대를 연결한 폭 4.7m, 길이 26m 문교로 56t에 달하는 육군의 주력 K2 흑표 전차 한 대를 거뜬히 옮길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215m 길이를 한 세트로 하는 리본부교를 설치하는 데 90분 동안 100여명이 투입돼야 하는 반면 수룡은 40분간 수룡 약 16대를 붙여 늘어놓는 것으로 끝난다. 1대 운용에 3명이 투입된다고 보면 20여명만으로도 충분하다. 군 관계자는 “도하훈련장 옆 훈련에 이용되는 북한강 강폭이 280m”라며 “리본부교로는 도하작전을 완료하는 데 3시간이 걸렸지만, 수룡으로는 1시간 내에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이 12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육군 7공병여단 훈련장에서 열린 자주도하장비 전력화 기념식에서 ‘KM3’를 수룡으로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래전 핵심…무인 전력과 함께 작전 이날 북한강에선 자주도하장비가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무인 전력 등을 이용해 미래전을 가정한 전술시범도 펼쳐졌다. 먼저 드론 23대가 떠 전방 수목 지역 등을 탐색하며 적 상황을 확인한 뒤 연막 차장으로 적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다. 무인수색차량과 무인수상정찰장비는 강변과 물속을 빠르게 훑고 도하작전이 가능한지 최종 확인했다. 이후 작전은 “지금부터 도하공격 작전 시작”이라는 구호로 본격화했다. K221 발연장갑차가 가시광선·적외선 차폐 연막을 흩날리는 가운데 K2 흑표 4대, K21 장갑차 3대, K808 장갑차 2대가 강변에 늘어서 화력 지원에 나섰다. 이윽고 이중 수륙양용이 가능한 K21은 물에 떠 직접 강습도하를 시도했고 K2 1대는 준비된 수룡 문교에 올라타 강 건너편으로 향했다. 나머지 전력은 기존 리본부교와 수룡 3대를 이은 혼합 부교로 강을 건넜다. 군 당국은 자주도하장비 사업을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보고 적기 전력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2019년 논의가 시작된 5346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은 독일 M3를 기술협력 방식으로 생산하기로 하고 2027년까지 배치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육군 관계자는 “가장 큰 난관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수입 지연 품목의 수송 수단을 선박에서 항공으로 수시로 바꾸고, 가벼운 부품은 수십 차례 사람을 보내 직접 갖고 오는 등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 ‘북진선봉’ 부대에 우선 배치 수룡 개발엔 최근 몇 년간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안보 환경이 보다 엄중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이 대응하기 어려운 대북 압박 전력을 늘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주도하장비가 개발 우선순위에 올랐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수룡은 사실상 유사시 북진을 대비하는 장비로 여겨진다. 수룡이 배치된 부대가 육군 제7기동군단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7군단의 별칭은 ‘북진선봉’, 경례 구호는 ‘북진’이다. 방어보다 공격 훈련을 주로 실시하는 육군 유일 공격 기동군단으로서 유사시 북한 중심부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는 임무를 맡는다. 지난 12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육군 7공병여단 훈련장에서 열린 자주도하장비 전력화 기념식에서 K2가 수룡(KM3)를 통해 문교 도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 당국자는 “한반도 지형을 보면 횡적으로 하천이 발달돼있다”며 “수비자 입장에서 하천은 최적의 방어 공간이지만 공격자에게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7군단에 최초 배치된 수룡은 이후 전 부대로 확대돼 공격 속도를 향상시킬 것”이라며 “지상전 승리의 견인차로 역할한다”고 말했다. ━ ‘K방산’ 수출 활로 개척 역할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룡은 또 ‘K방산’의 수출 활로를 확대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사청에 따르면 수룡은 독일 M3를 국내 면허 생산하는 과정에서 1382종의 부품을 국산화해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했다. 방탄유리, 화생방 방호장치, 전·후방 카메라 등 적용으로 독일 장비 대비 안전성과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최근 3년간 자주도하장비를 운용하는 국가가 8개에서 11개로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수출시 면허 생산 비용으로 독일 업체에 4.5%를 내야 하지만, 완성 장비 수출에 제한사항이 없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조현기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사업 초기부터 국내 42개 업체와 협업해 K방산 기업과 상생협력은 물론 향후 운영유지에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rk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일보 51

  • 00:58
    "아기 살려주세요!" 절규…달려온 시민들, 전복된 차 뒤집었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국회 과방위, 방송 3법 발의 5일 만에 처리… 00:59
    국회 과방위, 방송 3법 발의 5일 만에 처리…"공포 즉시 시행"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휴진 안한 의원들 01:00
    휴진 안한 의원들 "의사인 내가 봐도 밥그릇 지키기로 보인다"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휴진율 14.9%, 2020년 절반…의협 01:00
    휴진율 14.9%, 2020년 절반…의협 "27일부터는 무기한" vs 정부 "의협 해산도 가능"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한중 외교안보 대화 18일 개최…정상회의 후 서울서 고위급 소통 00:46
    한중 외교안보 대화 18일 개최…정상회의 후 서울서 고위급 소통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의협 “정부가 요구 안 받아들이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01:00
    [속보] 의협 “정부가 요구 안 받아들이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01:00
    "정부가 죽인 의료 살리겠다"…진료 접고 여의도서 피켓 든 의사들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언론 애완견’ 논란에 “오해 불러 유감…하지만 검찰출입기자들은?” 05:44
    이재명, ‘언론 애완견’ 논란에 “오해 불러 유감…하지만 검찰출입기자들은?”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DMZ 작업 벌이다 북한군 사망”…김정은의 ‘단절 조치’가 부른 참사 00:59
    “DMZ 작업 벌이다 북한군 사망”…김정은의 ‘단절 조치’가 부른 참사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이근 00:59
    이근 "사명감으로 참전, 후회 없다"…우크라 참전·뺑소니 2심도 집유
    조회수 0
    본문 링크 이동
  • 북한군 또 군사분계선 넘었다… 00:59
    북한군 또 군사분계선 넘었다…"최근 지뢰폭발로 北 다수 사상"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與 “상임위원장 野단독선출 무효 04:01
    與 “상임위원장 野단독선출 무효"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00:56
    "사실상 학대"…7년간 지하 갇힌 백사자, 바깥세상 처음 본 반응
    조회수 7
    본문 링크 이동
  • 尹대통령 07:29
    尹대통령 "환자 저버린 의료계 불법행위, 엄정 대처 불가피"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02:21
    "큰 돈 버는 부업" 그놈의 이중생활…성착취물 수십만개 퍼졌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최태원이 찾은 08:04
    최태원이 찾은 "치명적 오류"…1조3800억 뒤집히나, 따져보니
    조회수 49
    본문 링크 이동
  • 최태원 08:04
    최태원 "판결 전제 오류, 숫자 고쳐 끝날 일 아냐"…6공 특혜설도 반박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尹 00:58
    尹 "의료계, 불법 진료거부" 비상대책 지시…내일 업무개시명령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 00:57
    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 "일주일만 휴진"…비대위 "아니다, 무기한"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02:58
    "방향 잡아주면 맞춰서"…與, 이재명 '위증교사 혐의' 녹음 공개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김정숙 타지마할' 본격 수사…검찰 00:50
    '김정숙 타지마할' 본격 수사…검찰 "영부인 외교 다듬을 기회"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김정숙 여사 00:50
    김정숙 여사 "명예훼손" 고소...배현진 "애가 닳긴 하나 보다"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김정숙 여사, 배현진 고소… 00:50
    김정숙 여사, 배현진 고소…"허위사실 유포로 명예 훼손"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최태원 08:04
    최태원 "100배 오류" 3시간 뒤…재판장 ‘세기의 이혼’ 판결문 정정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내일부터 휴진 돌입…서울의대 비대위 00:57
    내일부터 휴진 돌입…서울의대 비대위 "전체 교수 967명 중 529명 참여"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파업 불참' 의사 00:57
    '파업 불참' 의사 "의사 수 1% 늘어난다고 한국 의료 망하나"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서울대병원 오늘부터 휴진…“교수 55% 동참” 00:57
    서울대병원 오늘부터 휴진…“교수 55% 동참”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01:03
    "제2 최윤종 막는다" 관악산 뜬 경찰 드론…사생활 침해 우려도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00:58
    "뇌물·접대 의혹 의사 1000명"…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파문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최태원 측 08:04
    최태원 측 "재산분할 수치, 치명적 오류"…재판부 판결문 수정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경찰 00:58
    경찰 "의사 1000명, 현금·접대 리베이트"…고려제약 수사 확대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한동훈 00:58
    한동훈 "'애완견'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 가짜뉴스 만큼 위험"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00:58
    "한동훈이 불법사찰" 허위 주장 유시민, 벌금 500만원 확정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속보] ‘한동훈 명예훼손’ 유시민 벌금 500만원 확정 00:58
    [속보] ‘한동훈 명예훼손’ 유시민 벌금 500만원 확정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200만 돌파 '인사이드 아웃2'…피트 닥터 01:29
    200만 돌파 '인사이드 아웃2'…피트 닥터 "흥행 실패시 픽사 사업 전면 재고"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90도 숙인 최태원 08:04
    90도 숙인 최태원 "주식가치 산정 중대 오류…상고할 것"
    조회수 2
    본문 링크 이동
  • 與박정훈, 이재명 '위증 교사 혐의' 관련 녹취파일 공개 02:58
    與박정훈, 이재명 '위증 교사 혐의' 관련 녹취파일 공개
    조회수 11
    본문 링크 이동
  • 경로당 냉방비 17만5000원 지원…신생아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 09:28
    경로당 냉방비 17만5000원 지원…신생아특례대출 소득기준 완화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취약층 에너지바우처 5만3000원, 경로당 냉방비 17만5000원 지원 09:28
    취약층 에너지바우처 5만3000원, 경로당 냉방비 17만5000원 지원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애완견' 후폭풍…與 00:59
    이재명 '애완견' 후폭풍…與 "사법부에 뺨맞고 언론에 눈 흘겨"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언론 檢애완견' 논란 키우는 野…양문석 00:59
    이재명 '언론 檢애완견' 논란 키우는 野…양문석 "품격 높여줬을 뿐"
    조회수 5
    본문 링크 이동
  • “마흔 살로 돌아가고 싶다. 용감하라!” 역상조각 만든 이용덕 05:46
    “마흔 살로 돌아가고 싶다. 용감하라!” 역상조각 만든 이용덕
    조회수 1
    본문 링크 이동
  • 잘 넘어지는 바이든도 택했다…나이키 집어삼킬 '못생긴 운동화' [비크닉 영상] 07:12
    잘 넘어지는 바이든도 택했다…나이키 집어삼킬 '못생긴 운동화' [비크닉 영상]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이예원, 윤이나 상처 찔렀다…두 女골퍼에 벌어진 사건 00:36
    이예원, 윤이나 상처 찔렀다…두 女골퍼에 벌어진 사건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01:31
    "10점 만점에 11점"…英 독설 심사위원 놀래킨 '3분 태권 무대' [영상]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의대 학부모들, 서울의대 교수에 00:59
    의대 학부모들, 서울의대 교수에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
    조회수 4
    본문 링크 이동
  • 與 05:44
    與 "이재명 '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 전형적 범죄자 모습"
    조회수 3
    본문 링크 이동
  • '지하철 꿀잠' 이준석 00:56
    '지하철 꿀잠' 이준석 "정치쇼 아닌 일상, 어깨 내준 분 죄송"
    조회수 6
    본문 링크 이동
  • 01:00
    "3시간? 1시간이면 끝"…'북진' 선봉부대 업었다, 물에 뜬 수룡 [르포]
    조회수 282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05:44
    이재명 "대북송금 희대의 조작"…'구속' 구호엔 "조용히 좀 하라"
    조회수 128
    본문 링크 이동
  • 이재명 05:44
    이재명 "대북송금은 희대의 조작"…개딸은 "尹 탄핵" 외쳤다
    조회수 19
    본문 링크 이동

추천영상

더보기
맨 위로

공유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