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최근 코로나로 걸어잠궜던 국경을 열고 러시아 관광객을 받았죠. 나흘 동안 북한을 둘러본 이들의 후기가 공개됐는데요, '마치 할머니한테 듣던, 구소련 시절에 다녀온 것 같았다'고 합니다.
황정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스키를 타고 텅 빈 슬로프를 활강합니다.
알렉산드르 카르차로브 / 러시아 관광객
"슬로프가 훌륭하네요"
이들 일행 외 다른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원산 마식령 스키장입니다.
"유일한 스키 리조트이지만, 일반 주민들은 접근하지 못합니다."
러시아 단체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기가 속속 공개됐습니다.
비행기에서 잡지를 펼치니 초반 13쪽은 온통 김정은 얼굴로 꽉 차 있었고, 김정은 사진이 구겨진단 이유로 신문을 접는 것도 제지당했습니다.
엘레나 비치코바 / 러시아 관광객
"모든 것을 연출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일반적인 삶이 아닌 것 같았어요"
평양 거리에는 사람도, 차도 거의 없이 노동당 선전물들만 가득했습니다.
사진 촬영은 제한적으로 허용돼, 초라한 건물은 물론 건설 현장도 찍을 수 없었습니다.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 / 러시아 관광객
"조부모님이 구소련 시절 생활에 대해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떠올라 시간을 거슬러 가는 것 같았어요."
이들은 북한이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처음 맞은 외국인 관광객들입니다.
북한은 외화벌이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대러제재로 유럽 여행길이 막히면서 더욱 밀착했단 분석입니다.
러시아는 다음달에도 두 번 더 북한에 단체 관광객을 보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관광객 중 일부는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실상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TV조선 황정민입니다.
황정민 기자(hj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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