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사방댐 공사가 더디다 보니까, 폭우 피해를 겪었던 마을의 복구 작업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장마는 또 시작됐고 언제 또 많은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데 아직 몸을 피할 보금자리가 없거나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계속해서 신용식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예천 벌방리 마을은 지난해 산사태로 집 23채가 파손됐습니다.
쓰러지기 직전의 피해 당시 모습 그대로 1년 가까이 방치한 집들을 아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의 한 집입니다.
고령의 노인이 아직 살고 있는 이곳 바로 옆에는 1년 전 폐허가 된 집이 방치된 채 위태롭게 놓여 있습니다.
평생 살아온 터전을 잃고 임시 주택에 거주하는 70살 윤재순 씨는 우울증을 얻었습니다.
[윤재순/벌방리 이재민 : (임시주택에서) 2년 안에 집을 지어 나가야 돼. 난 빚내서 못 지어요. 내가 (빚을) 지면 어떻게 갚아요? 애들한테 손 벌리면 안 돼. 안 그래요?]
예천에서 1시간 떨어진 영주의 삼가리 마을은 그나마 낫습니다.
지난해 2명이 숨진 뒤 사방댐도 지었고, 마을 복구도 어느 정도는 마무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마을 이장은 늘 걱정이 앞섭니다.
주민 175명 중 65세 이하는 고작 9명일 정도로 고령이 다수인 산지 마을이라 사고가 재발하면 대피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을 회관에 대피소도 만들고, 방송 장비를 설치해 자체 대피 연습도 해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오늘은 더위가 심하오니 노약자 여러분께서는 외출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부 차원의 공식 대피 훈련은 단 한 번에 그쳤습니다.
[송요명/삼가리 마을이장 : 반복적으로 저희들이 모여서 연락하고 소통을 하고 그렇게 하면 예방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산지가 많은 국내 특성상 불시에 발생하는 산사태에 대비한 반복적인 대피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박창근/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산사태가 벌어지는 건) 하루 저녁이거든요. 하루 저녁에 마을 회관이라든지 안전한 지역으로 모셔서 하루 저녁 같이 지낼 수 있는 그런 (훈련) 프로그램도 마련하면서 (대비해야 합니다.)]
불가항력인 자연재해도 반복되면 명백한 인재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이소영)
▶ 장마 벌써 시작됐는데…산사태 재발 방지 공사는 얼마나?
신용식 기자 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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