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병원 곳곳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진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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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9.11) 아침신문 1면에는 △의대 교수 증원 계획 (또는) 의료현장(5곳) △티몬 회생절차 개시(3곳) 등의 기사가 1면에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정부의 의대교수 증원 계획
② 시선, 클릭!
- 14년 만의 9월 폭염경보
- 청년 남성은 기혼, 여성은 미혼이 소득 더 높다
- 귀성은 16일 오전, 귀경은 18일 오후 피해야
- 청계천에서 달밤에 책읽기
③ Now and Then : A new day has come(셀린 디온, 2002)
① 차이의 발견
# 정부의 의대교수 증원 계획 발표
- 어제(9.10) 최근 의료 상황과 관련한 2가지 주요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오전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명절 의료대책 방안에 대해 꽤 자세하게 언급했습니다. 당장 불안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어 오후에는 교육부가 내년 이후 의학교육 여건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장기적 방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여야의정 협의체 발동을 위해 의료계를 끌어들여야 하는 시점에서 모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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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 “3년간 의대교수 1000명 늘린다”
- 정부 브리핑 제목은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방안’입니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맞춰 지난 3월부터 국무조정실 주관 의대교육 지원 태스크포스(TF)에서 보건복지부 등과 의학교육 개선 방안을 논의해왔고, 그 내용을 어제 발표한 것입니다.
- 내용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5조원 국고 투자입니다.
- 주요 내용은 우선 내년부터 3년간 임상교수·기금교수를 겸임교수로 채용해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 또 늘어난 학생 수용을 위해 기존 의대 시설 리모델링, 건물 신축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으로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임상교육 훈련센터’를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 병원에 건립한다는 것입니다.
경향신문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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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효성 의문
1) 의사들의 지적
- 현재 정부의 의대 증원에 비판적이어서 가려서 들을 필요는 있지만, 타당한 지적들입니다.
- “(아무리 빠르게 건물을 지어도) 당장 내년에 새로 입학하는 의대생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지 못한다”(김현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 한겨레)
-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얘기까지 나오는데, 정부 투자를 받아 필요한 교수들을 다 채용해도 될지 혼란스럽다”(국립대 의대 총장, 한국일보)
- “지역 의대 교수들이 힘들어서 그만두는 상황에 어떤 개원의가 보수나 처우가 열악한 교수직을 선뜻 가겠나”(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 한국일보)
- “의사 면허가 있는 은퇴 교수들도 밖에서 환자를 보려고 하지 굳이 명예교수로 들어오겠냐”(비수도권 국립의대 교수, 한겨레)
2) 너무 늦고, 너무 빠르고
- 정부는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린다고 밝혔습니다.(실제로는 1500여명) 그리고 증원된 의대생들을 위한 시설과 인력확충을 내년부터 시작합니다. 늦어도 너무 늦은 것입니다.
- 지금은 의사들에게 협의체에 들어오라며, 2026학년도 정원 원점 재검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애초 증원 계획에 맞춰진 이 투자 계획은 다 어떻게 되나요. 어제 브리핑에서 ‘증원 규모가 축소될 경우, 투자 계획이 유지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교육부는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계획은 2025년까지 확정된 것이고 2026년 이후는 중장기 투자 방향”이라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서도 예산 편성 등을 위해 해당 부처가 준비하고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국민들에게 브리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정책의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게 될 수 있습니다.
3. `의대 정원' 협상하자면서, `의대 교수 늘리겠다'고 하면?
- 막무가내식 의사들과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비판적입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어제 정부 브리핑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오라는 요청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입니다. ‘2000명 증원’을 전제로 정부의 의대 교육개선을 발표하면, 이를 반대하는 의사들 입장에선 오히려 들어오지 말라고 막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나중에 의사들과 협의해 인원조정이 되면, 그때 오늘 발표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식이라면, 국민들이 이 발표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또 각 의대에서는 어떻게 정부 발표를 믿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나요.
- 교육부는 또 9일 시작된 대입 수시모집의 의과대학 원서 접수 현황을 어제 공개했습니다. 31개 의대 첫날 경쟁률이 1.14 대 1(오후 6시 기준, 2635명 모집에 3008명 지원)로 하룻만에 모집 인원을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의대 수시 원서접수 현황을 발표한 적은 없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협상의 관점에서 보면, 이를 굳이 정부가 취합해 발표하는 건 협상파트너 입장에선 ‘압박’으로만 비춰집니다.
4. 정치권 기류는 정부와 정반대
- 어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도 “협의체 출범 전제 조건으로 뭐는 안 된다는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2026학년도 원점 재검토’에 이어 한 발 또 물러난 것입니다. “입장이 다르니까 (여야의정이) 만나서 대화하자는 것 아닌가. 4자 만남이 출발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 상황을 중재하려는 입장에 가까운데, 제 입장이 뭐가 중요하냐. 정부와 야당까지 (협의체에) 들어오는데, 의료계도 참여해 여기서 대화해주면 좋겠다는 간곡한 부탁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 의료계가 요구하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경질에 대해서도 “모여서 무슨 얘긴들 못 하겠나”라고 했습니다.
- 민주당에서는 의료계 동참을 위해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경질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큰 이견이 없습니다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있어선 찬반 양론이 있습니다. 그러나 ‘찬’이라는 것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조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2025학년도는 안된다고 미리 배제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선입니다. 박주민 민주당 보건복지위원장에 이어 어제는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도 이런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대체로 ‘친이계’로 분류되는 쪽의 의원들 가운데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 물론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 모두 내부에서 반대가 강합니다. ‘수험생 혼란 등 현실적 어려움’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특히 ‘친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정부 입장과 견해를 같이 합니다.
- 대체로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에서는 어떻게든 ‘여야의정 협의체’를 일단 출범이라도 시켜 논의를 해보자는 쪽의 주장이 강합니다. 일단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비록 그것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협의체를 띄우는 것이 최소한의 정치적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2026학년도 원점 재검토’도 엄청나게 후퇴한 것인데, 2025학년도까지 손을 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일뿐 아니라, 의대 정원 개혁 자체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갈 뿐 아니라, ‘완전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됩니다. 사실상 손을 드는 것인데, 관련 책임자는 다 물러나야 합니다. 국정은 곧바로 레임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 입장에선 ‘무엇이든 논의하자’는 식으로 가기가 쉽지 않은 대목입니다. 여야의정 가운데, 여-야의 거리보다 정-여야의 거리가 더 멀 수밖에 없습니다.
5. 정부의 추석 응급실 대책은 실효성 있나?
- 교육부 발표에 앞서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추석 응급실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 한시적으로 진찰료·조제료 등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한다고 했습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 3.5배 수준으로 높입니다.
- 또 군의관과 공보의,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가용 인력을 최우선 배치하겠다고 합니다.
- 의사 160명, 간호사 240명 등 400명 신규 의료진 채용이 가능하도록 월 37억원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 명절 응급실 상황을 감안하면, 돈을 써야합니다. 그러나 과연 오지 않던 의사들이 진찰료 더 올려준다고 얼마나 돌아올 지는 의문입니다. 윤 대통령이 의사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대우”를 이야기하는데, 현재 의대 정원 반대가 본질적으로 ‘밥그릇 싸움’ 성격이 다분한 건 사실이나, 늘 ‘돈’을 더 쥐여 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은 자칫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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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론보도
1) 기사 제목
경향 = ‘증원’ 못 박기?... 교육부, 의대 수시 접수 현황 이례적 취합 발표(3면)
한국 = 교수 1000명 충원·임상센터 마련…‘증원 안갯속’ 의대에 5조 투자(3면)
동아 = 정부 “의대에 5조 투입-교수 1000명 확충”/의사단체 “증원 재논의한다며 투자… 모순”(3면)
한겨레 = 정부 “의대교수 1000명 증원 등 5조 투자”/의료계 “당장 내년이 문제인데” 뒷북 비판(3면)
중앙 = 정부, 2030년까지 의대 5조 투자/“2026년 이후 여건따라 바뀔 수도”(3면)
조선 = 응급실 전문의 보수는 3.5배...추석 연휴 ‘건보 수가’ 대폭 인상(3면)
- 어제 정부 발표의 해설 기사 제목들입니다. 대부분 언론들이 비판적입니다. ‘증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 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1면톱 제목으로 ‘의대 교수 3년간 1000명 늘린다’는 것을 필두로, 정부 발표 내용을 충실히 설명하는 식으로 보도해 다른 신문들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2) 사설 제목
동아 = 의대 증원은 내년, 인프라는 3년 뒤… 오류를 오류로 덮는 격
한겨레 = ‘응급실 고비’ 코앞, 정부 대책만으론 안심할 수 없어
- 많은 언론들이 ‘응급실 블랙리스트’에 관한 사설을 썼습니다. 이는진보·보수 언론의 차이없이 다들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 동아일보가 어제 정부의 의대교수 증원 발표에 대해 비판했고, 한겨레는 추석 명절 응급실 대책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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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만의 9월 폭염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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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남성은 기혼, 여성은 미혼이 소득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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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오늘은 9·11 테러 희생자 23주기입니다. 한국시각으로는 내일이겠지만, 뉴욕에서 또 추모식이 열릴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미국 그리고 지구촌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지는 듯합니다. 요즘은 조금 완화됐지만, 미국행 비행기를 탈 때 신발, 벨트까지 풀고 검색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 외부 사회에 열려있던 미국이 닫힌 사회로 나아가고, ‘트럼프의 도래’가 가능했던 것도 그 시발점은 9·11에서부터인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이런 폐쇄성은 ‘America first’로 나아가면서, 전세계를 힘들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미국 사회에 한 가지 부러운 것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이해하기 힘든 혐오나, 위로는 고사하고 공격하는 그런 행태는 찾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오늘 노래는 셀린 디온의 ‘A new day has come’(2002)입니다. 애초에 셀린 디온이 2001년 아들을 낳으면서 ‘새 날이 왔다’는 식으로 취입한 곡이었으나, 이 노래 제목을 그대로 딴 2002년 9·11 희생자 추모 프로그램에서 셀린 디온이 부르면서 이후 ‘9·11 추모곡’으로 많이 불려지고 있습니다. 가사 내용이 위로와 격려를 담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_PAAA5nCOk
가사 내용 중 일부입니다.
I was waiting for so long, For a miracle to come, Everyone told me to be strong, Hold on, and don’t shed a tear,
너무 오랫동안 기적을 기다려 왔습니다./모든 사람들은 제게 말했지요, 강해져야 한다고./포기하지 말고, 눈물을 흘려선 안된다고.
(...)
Let the rain come down and wash away my tears, Let it fill my soul and drown my fears, Let it shatter the walls for a new sun, A new day has come,
빗줄기를 내려서 제 눈물을 말끔히 씻어 주세요./제 영혼을 빗방울로 채워 두려움을 잊게 해주세요./장벽을 부수어 다시 빛을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새로운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Where it was dark now there’s light, Where there was pain now there's joy, Where there was weakness I found my strength, All in the eyes of a boy,
어둠이 있던 곳에는 이제 빛이 보입니다./고통이 있던 곳에 이젠 기쁨이 가득합니다./아픔을 벗어던지고 힘을 찾았습니다./한 아이의 눈망울에 이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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